회의 때마다 말을 끊는 옆 팀 과장이 자꾸 눈에 밟힌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나 그 사람한테 호감 있나 봐"라고 하셨다고요.
친구가 웃으며 말했답니다. "그건 그냥 거슬리는 거야." 친구의 말이 맞았습니다. 그 분이 느낀 것은 호감이 아니라 관심이었습니다.
호감과 관심은 둘 다 마음이나 눈길이 특정한 사람 쪽으로 가는 상태입니다.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보게 되고, 그 사람 이야기가 나오면 귀가 열립니다. 신경이 쓰인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부르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관심은 좋든 나쁘든 주의가 그쪽으로 가는 것이고, 호감은 그 사람을 좋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관심은 주의가 끌리는 것입니다.
좋아서 끌릴 수도 있지만, 거슬려서 끌릴 수도 있고, 궁금해서 끌릴 수도 있습니다. 말을 끊는 과장이 눈에 밟히는 것도 관심입니다. 신경이 쓰이니까요. 그래서 관심만으로는 그 사람을 좋아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호감은 관심 위에 좋게 여기는 판단이 얹힌 것입니다.
그 사람의 말투가 좋고, 같이 있으면 편하고, 잘되기를 바랍니다. 호감에는 방향이 있습니다. 좋은 쪽이죠. 그래서 호감이 있는 사람이 회의에서 말을 끊으면 오히려 그럴 만한 이유를 찾아주게 됩니다.
그 분은 과장의 이유를 찾아주신 적이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눈이 간다는 것만으로 호감이라고 부르시면 거슬리는 사람까지 좋아하는 사람 목록에 들어가겠지요.
호감이라면 그 마음을 어떻게 할지는 나중 일입니다. 우선 좋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두시면 됩니다.
관심이라면 왜 눈이 가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거슬려서라면 그건 호감의 문제가 아니라 회의에서 말을 끊는 문제이니까요. 이름이 정확해지면 다룰 대상도 정확해집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눈이 가는 것은 같습니다. 좋게 보고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