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한 분이 휴대폰 메모장을 열고 책 제목을 하나씩 불러 주셨습니다. 메모장 여기저기, 사진첩 캡처 화면까지 흩어져 있었죠. 스무 권쯤 되더군요. 이거 다 있어요? 하고 물으셨습니다.
많은 도서관 앱과 누리집에는 관심 도서, 내 서재, 찜한 책 같은 이름의 기능이 있죠. 읽고 싶은 책을 검색해서 목록에 담아 두는 거죠. 앞서 도서관 앱으로 되는 일을 적었는데, 그 가운데 생각보다 잘 안 쓰이는 기능입니다.
한 번에 소장 여부를 볼 수 있습니다. 목록에서 바로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곳이 많죠.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메모장에 흩어진 제목은 금방 묻히더군요. 알림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출 중인 책이 반납되면 알려 주는 곳도 있더군요. 다음 책이 늘 준비돼 있습니다. 한 권을 다 읽었을 때 뭘 읽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들죠. 앞서 뭘 읽어야 할지 모르겠을 때를 다룬 글이 있는데, 목록이 있으면 그 막막함이 덜합니다.
알게 된 순간 바로 담으십시오. 신문, 방송, 친구 추천에서 들은 책을 그 자리에서요. 왜 담았는지 한 줄 남기십시오. 메모 기능이 있으면 "누가 추천", "이 주제가 궁금해서" 정도로요. 나중에 보면 기억이 안 나는 경우가 많겠죠. 가끔 정리하십시오. 이미 읽었거나 관심이 식은 책은 빼는 게 좋죠. 앞서 사놓고 안 읽은 책이 쌓이는 마음을 적었는데, 목록도 쌓이면 부담이 됩니다. 없는 책은 희망도서로. 목록에 담았는데 소장되지 않은 책이라면, 앞서 희망도서 신청하는 법을 적은 대로 신청해 볼 수 있습니다.
종이 수첩 한 권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한자리에 모으는 거죠. 대출대에 물어보십시오. 목록을 들고 오시면 한 번에 찾아 드립니다. 그 손님처럼요.
흩어진 바람은 바람으로 끝난다. 한자리에 모인 바람은 다음 걸음이 된다.
그날 스무 권 가운데 열네 권이 있더군요. 손님께 앱에 관심 도서로 담는 법을 알려 드렸죠. 다음 주에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목록을 보니 제가 요즘 뭘 궁금해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읽고 싶은 마음은 늘 바쁜 하루에 흩어지기 쉽습니다. 저는 그 마음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음 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그 목록 끝의 서가를 잘 채워 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