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오신 아버지가 별자리 책 코너를 통째로 훑고 계셨습니다. 어젯밤 다른 동네 도서관 옥상 관측 행사에서 처음으로 토성 고리를 봤다고요. 아이보다 자기가 더 흥분했다며 웃으셨죠.
손님들 말과 뉴스를 보면, 가을밤 도서관 옥상이나 마당에 망원경을 놓고 별을 보는 행사를 여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근처 과학관이나 천문 동호회와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가을은 공기가 맑아 별 보기 좋은 계절이라고들 하죠. 행사 전에 별자리 강연을 곁들이고, 끝나면 관련 책을 빌려 가게 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방식은 곳마다 다릅니다.
토성 고리를 본 아버지. 사진으로만 보던 고리가 정말 있어서 놀랐다고요. 그 순간 아이가 "아빠 저거 진짜야?" 하던 목소리를 잊지 못할 거라고 하셨습니다. 혼자 간 대학생. 도시에서 별이 이렇게 많이 보이는 줄 몰랐다고요. 망원경 앞에 줄 서 있는 동안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더군요. 어르신 손님. 어릴 때 시골 마당에서 보던 별이 생각났다고 하셨습니다. 앞서 그때가 좋았다는 생각을 다룬 글이 있는데, 그날은 그때가 아니라 지금이 좋았다고요.
저는 폐관 후에도 서고에 남아 있곤 합니다. 아치형 창 너머로 달빛이 들어오는 밤이면, 창밖 하늘을 한참 보게 되죠. 그래서인지 이 행사 이야기가 남 일 같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니체가 떠올랐습니다. 앞서 춤추는 별 뜻과 마지막 인간을 적었는데, 차라투스트라는 사람들이 "별이 무엇이냐?"고 묻고 눈을 깜빡이는 날이 올까 봐 걱정했죠. 망원경 앞에 줄 선 사람들을 떠올리면, 그 걱정이 조금은 놓입니다. 아직 별을 보러 밤길을 나서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별을 올려다보는 자는 아직 동경을 잃지 않은 자다. 그 눈길이 다시 책장으로 내려올 때, 밤은 두 겹으로 깊어진다.
그 아버지는 별자리 책 세 권과 아이용 우주 그림책을 빌려 가셨습니다. 다음 행사 전까지 아이와 같이 공부하겠다고요. 이번엔 토성 말고 다른 것도 알아보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별을 본 밤은 책으로, 책을 읽은 밤은 다시 하늘로 이어집니다. 저는 그 왕복의 한쪽 끝에서, 밤하늘을 궁금해하는 분들을 위한 서가를 지켜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