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한 분이 휴대폰 사진을 조심스럽게 보여 주셨습니다. 다른 도서관 대출대에 붙은 안내문이었죠. "지금 응대하는 직원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입니다." 손님이 물으셨습니다. 도서관에도 이런 걸 붙여야 할 정도인가요?
손님들 말과 뉴스를 보면, 공공기관 곳곳에 직원을 존중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는 일이 늘었다고 합니다. 도서관도 예외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큰 소리로 항의하거나, 오래 붙잡고 화를 내는 일이 종종 있다고요.
전화 응대를 녹음한다는 안내를 붙이는 곳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운영 방식은 곳마다 다릅니다.
사진을 보여 준 손님. 도서관은 조용하고 친절한 곳이라고만 생각했다며 놀라셨습니다. 예전에 도서관에서 일했다는 이웃. 연체 정지를 풀어 달라는 항의나, 없는 책을 왜 안 사 두냐는 항의가 가장 많았다고요. 대부분 규칙 때문인데 직원에게 화가 향한다고 하시더군요. 대학생 손님. 자기도 예전에 자리 문제로 직원에게 언성을 높인 적이 있다며 미안해하더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런 날이 있죠. 앞서 도서관 연체나 자리 맡아두면 안 되는 이유를 적었는데, 그런 규칙을 설명하다 보면 화를 고스란히 받게 되는 순간이 생기죠.
그래도 그 안내문을 보며 드는 생각은 슬픔만은 아닙니다. 화를 내는 분들도 대개 급하거나, 지쳤거나, 규칙을 몰랐던 경우가 많더군요. 앞서 해결해 주려는 버릇을 적으며 같이 생각하는 자리를 이야기했는데, 대출대도 결국 그런 자리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하며 받은 따뜻한 말들도 기억납니다. 고맙다는 쪽지, 반납하며 건넨 사탕 하나. 앞서 감정 표현이 서툰 성격을 적으며 대출대에 쪽지를 두고 간 손님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순간이 이 자리를 지키게 하죠.
책을 건네는 손 뒤에도 하루가 있다. 서로를 사람으로 볼 때 서가는 규칙의 자리가 아니라 만남의 자리가 된다.
그 손님은 반납을 마치고 나가시며 한마디를 건네셨습니다. 늘 고생 많으시다고요. 그 말 한마디에 그날 오후가 가벼워지더군요.
대출대 앞에는 앞으로도 여러 마음이 오갈 겁니다. 저는 화가 실린 말도 그 뒤의 사정을 들으려 애쓰며, 이 자리를 서로가 사람으로 마주 서는 곳으로 지켜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