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구에서 경고음이 울렸습니다. 나가시던 손님이 얼굴이 빨개지며 가방을 통째로 열어 보이셨죠. 아무것도 안 훔쳤다고요. 확인해 보니 대출 처리가 한 권 빠져 있었습니다. 자가 대출기에서 한 권이 제대로 안 찍혔던 거죠.
그 소리가 왜 나는지 아시면 덜 놀라실 겁니다.
요즘 도서관 책 상당수에는 RFID 태그가 붙어 있습니다. 대개 책 안쪽 표지나 뒤쪽에 붙은 얇은 스티커죠. 안에 작은 칩과 안테나가 들어 있어서, 기계가 가까이에서 전파로 정보를 읽어 냅니다.
예전엔 자기 테이프를 책 사이에 붙이는 방식이 많았습니다. RFID로 바꾸는 도서관이 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죠.
자가 대출과 반납. 책을 기계 위에 올려놓으면 여러 권을 한꺼번에 읽어 냅니다. 앞서 무인 대출기가 느는 흐름을 적었는데, 그 기계들이 이 태그로 움직이죠. 출입구 확인. 대출 처리가 안 된 책이 게이트를 지나가면 경고음이 울립니다. 장서 점검. 서가를 기계로 훑어서 책이 제자리에 있는지 확인하기도 합니다. 앞서 장서점검을 적었는데, 이 태그 덕분에 그 일이 빨라졌습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대부분은 대출 처리가 한 권 빠졌거나, 기계가 한 권을 놓친 경우입니다. 안내 데스크로 가 주십시오. 직원이 확인하고 다시 처리해 드립니다. 다른 도서관 책이 원인일 때도 있습니다. 다른 관에서 빌린 책이나 서점에서 산 책에 태그가 남아 있으면 울리기도 하죠.
태그를 떼어 내지 마십시오. 반납도 대출도 안 되게 됩니다. 태그 위에 금속을 겹치지 마십시오. 금속 책갈피나 알루미늄 포장이 겹치면 기계가 못 읽을 때가 있습니다. 여러 권을 쌓아 올릴 땐 기계 안내를 따르십시오. 한꺼번에 올리면 한 권을 놓치는 일이 생기더군요. 그 손님의 경우가 바로 그랬죠.
기계가 울리는 소리를 부끄러워하지 마라. 그것은 너를 가리키는 손가락이 아니라 책이 제 길을 찾는 소리다.
다시 대출 처리를 해 드리자 손님이 한숨을 내쉬셨습니다. 도둑으로 볼까 봐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요. 그 뒤로는 대출기에서 화면에 뜬 권수를 꼭 확인하신다고 하시더군요.
작은 소리 하나가 사람을 움츠러들게 합니다. 저는 그 소리가 무엇을 뜻하는지 미리 알려 드리는 것으로, 누구도 출입구에서 얼굴 붉히지 않는 도서관을 만들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