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 독후감 공모전에 응모한다는 손님이 계셨습니다. 원고를 세 번이나 출력해 고쳐 쓰셨죠. 마감 한 시간 전에 제출 버튼을 누르시고는 길게 숨을 내쉬셨습니다. 상은 바라지도 않는다고, 끝까지 쓴 게 신기하다고 하시더군요.
많은 도서관이 해마다 독후감 공모전을 엽니다. 가을 독서의 달 무렵에 많이 열리죠. 어린이부, 청소년부, 일반부로 나누는 곳이 흔합니다.
지정 도서를 확인하십시오. 정해진 책 목록 가운데 골라 써야 하는 공모전이 많습니다. 아무 책이나 되는 곳도 있죠. 분량을 지키십시오. 원고지 몇 매, 몇 자 이내처럼 정해져 있습니다. 넘기면 심사에서 빠질 수 있죠. 제출 방법과 마감을 보십시오. 누리집으로 올리는지, 직접 내는지, 마감 시각은 언제인지요. 자격을 확인하십시오. 그 지역 주민이나 회원만 응모할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남의 글을 베끼지 마십시오. 앞서 출처 적는 법을 적었는데, 인용은 따옴표와 출처를 밝히고 짧게 해야 합니다. 그대로 옮기면 표절이죠. 인공지능에게 대신 쓰게 하지 마십시오. 앞서 도서관에서 AI가 다 써준다는 말을 다룬 글이 있는데, 공모전마다 사용 기준을 따로 정해 두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공고를 꼭 확인하셔야 하죠. 같은 글을 여러 곳에 내지 마십시오. 중복 응모를 막는 곳이 많습니다.
앞서 독후감 쓰기 어려울 때 방법을 따로 적었는데, 공모전이라면 몇 가지만 더하겠습니다.
줄거리는 짧게, 제 이야기는 길게. 심사하는 사람은 그 책을 이미 읽었으니까요. 한 장면을 붙드십시오. 책 전체를 다 말하려 하지 말고, 가장 오래 남은 한 장면에서 시작하는 겁니다. 앞서 피로 써라 니체 뜻을 적으며 제 삶으로 쓴 글이 오래 남는다고 했죠. 소리 내어 읽어 보십시오. 어색한 문장은 소리로 읽으면 금방 걸립니다.
상장은 한 장이지만, 한 권을 끝까지 붙들고 쓴 시간은 제 안에 여러 장으로 남는다.
몇 주 뒤 그 손님이 오셔서, 입선은 못 했다고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래도 다음 공모전에 또 내겠다고요. 쓰면서 그 책을 세 번 읽었는데, 세 번째가 제일 좋았다고 하시더군요.
상은 받을 수도, 못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처음 써 보는 분들이 끝까지 쓸 수 있도록 지정 도서를 넉넉히 갖춰 두고, 그 첫 원고를 조용히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