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람실에서 벨소리가 크게 울렸습니다. 손님 한 분이 얼굴이 빨개져 휴대폰을 품에 안고 복도로 뛰어나가셨죠. 돌아와서 제게 조용히 물으셨습니다. 진동으로 해 둔 줄 알았는데, 어디서 받아야 하나요?
자료실과 열람실 안에서는 통화하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앞서 열람실과 자료실 차이를 적었는데, 두 곳 모두 조용함을 지키는 공간이죠.
복도나 계단참. 가장 가까운 곳이지만, 소리가 울리는 곳도 있으니 작게 말씀하시는 게 좋겠죠. 휴게실이나 로비. 대화가 허락되는 공간입니다. 앞서 도서관 음식 반입 기준을 적었는데, 휴게실은 그런 일들을 위해 따로 둔 자리죠. 건물 밖. 길어질 통화라면 밖으로 나가시는 게 가장 편합니다. 화상 회의는 따로. 앞서 도서관에서 화상 회의를 하는 사람들과 도서관 세미나실 대관을 다룬 글이 있는데, 방을 빌릴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진동이나 무음으로 바꾸십시오. 그 손님처럼 진동으로 해 둔 줄 알았던 경우가 가장 흔하더군요. 한 번 더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알림음도 끄십시오. 메시지 알림이 연달아 울리면 벨소리만큼 크게 들립니다. 급한 전화를 기다린다면 출입구 가까이 앉으십시오. 받으러 나가기 쉽게요.
바로 끄거나 받고 나가십시오. 자리에서 "여보세요"부터 하시면 주변이 다 듣게 되죠. 미안한 마음은 짧게. 그 손님처럼 당황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니까요. 짧게 끝내거나, 다시 걸겠다고 하십시오. 앞서 바로 답해야 마음이 놓이는 버릇을 다룬 글이 있는데, 도서관에서는 잠시 미뤄도 괜찮습니다.
고요는 한 사람이 지키는 것이 아니다. 각자 한 걸음씩 물러나 받는 전화들이 모여 서가의 고요를 만든다.
그 손님은 그 뒤로 도서관에 들어서면 문 앞에서 휴대폰을 한 번 꺼내 확인하십니다. 무음인지 보고 들어오시는 거죠. 제게 그러시더군요. 그날 얼굴 빨개진 뒤로 습관이 됐다고요.
휴대폰은 앞으로도 울릴 겁니다. 저는 그 소리에 당황하는 분들이 편하게 받으러 갈 자리를 알려 드리며, 모두가 함께 지키는 이 고요를 이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