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집을 찾던 손님이 같은 서가를 세 번 도셨습니다. 검색에선 분명 있다는데 안 보인다고요. 함께 찾아보니 맨 아래 칸에 눕혀 둔 큰 책들 사이에 있었죠. 손님이 웃으셨습니다. 숨바꼭질했네요.
도서관 책은 대개 청구기호 순서대로 서가에 꽂힙니다. 앞서 청구기호로 책 찾는 법을 적었죠. 그런데 크기가 아주 큰 책은 보통 칸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따로 두는 경우가 많죠.
지도책, 화집, 사진집, 도감처럼 판이 큰 책들이 대표적입니다. 앞서 책 판형 뜻을 적었는데, 판형이 큰 책은 서가에서도 다른 자리를 차지합니다.
같은 서가 맨 아래 칸. 그 손님의 화집처럼, 눕혀 두거나 넓은 아래 칸에 모아 두는 곳이 많죠. 대형 자료 서가. 큰 책만 모아 둔 서가를 따로 둔 도서관도 있더군요. 청구기호 앞의 표시. 크기가 크다는 표시를 붙여 두는 곳도 있겠죠. 앞서 도서관 책 라벨 색깔 뜻을 적으며 별치기호를 이야기했는데, 그런 표시가 이 책들에도 붙죠.
검색 결과에 위치나 표시가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으니, 그 칸을 먼저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넓은 책상에서 펼치십시오. 큰 책은 무릎 위에서 보면 금방 상합니다. 열람실 큰 책상이 좋죠. 책등이 아니라 아래를 받쳐 꺼내십시오. 무거운 큰 책은 책등만 잡으면 찢어지기 쉽습니다. 앞서 도서관 맨 위 칸 책을 적으며 책 꺼내는 법을 이야기했는데, 큰 책은 더 조심해야 하죠. 관내 열람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귀하거나 비싼 대형 자료는 빌려 가지 못하게 하는 곳이 많더군요. 가방을 준비하십시오. 빌릴 수 있다면, 젖거나 접히지 않게 넉넉한 가방이 필요합니다.
큰 책은 큰 자리에서 펼쳐야 숨을 쉰다. 좁은 무릎 위에서 접힌 지도는 길을 보여 주지 않는다.
그 손님은 그날 넓은 책상에 화집을 펼치고 한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화면으로 보던 그림과 크기가 달라 다른 그림 같다고 하셨죠. 나가시며 다음엔 지도책도 봐야겠다고 하시더군요.
큰 책들은 늘 서가 어딘가에 조용히 누워 있습니다. 저는 그 책들이 찾는 분들의 넓은 책상 위에서 다시 펼쳐질 수 있도록, 그 자리를 알기 쉽게 안내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