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한 분이 조심스럽게 물으셨습니다. 석 달쯤 전에 손뜨개 목도리를 두고 갔는데 혹시 있느냐고요. 보관함을 열어 보니 맨 안쪽에 있더군요. 손님이 놀라서 한참 들여다보셨습니다. 버려졌을 줄 알았다고요.
도서관 분실물은 생각보다 오래, 생각보다 꼼꼼히 맡아 둡니다. 물론 관마다 다르죠.
대개 이런 길을 거칩니다.
발견한 자리에서 안내 데스크로. 청소하거나 순찰하던 직원, 다른 이용자가 가져다주죠. 분실물 보관함으로. 날짜와 발견 장소를 적어 보관합니다. 일정 기간 뒤 처리. 보관 기간이 지나면 폐기하거나 기부하는 곳이 많습니다.
지갑이나 휴대폰, 신분증 같은 귀중품은 따로 다룹니다. 일정 기간 안에 주인이 안 나타나면 경찰로 넘기는 곳이 흔하죠. 그때는 경찰청 유실물 통합 포털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관마다 정한 기간이 다르니 다니시는 도서관에 물어보시는 게 정확하죠.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까지 둡니다.
목도리 손님은 운이 좋으셨던 셈입니다. 그 관은 계절 물건을 한 철 넘게 두는 편이었거든요.
우산. 비 그친 날 가장 많이 남습니다. 보관함 한쪽이 늘 우산이죠. 이어폰과 충전기. 콘센트 자리에서 특히 많이 나옵니다. 앞서 도서관에서 노트북 쓰는 자리를 적었는데, 그 자리 아래가 단골 위치더군요. 텀블러. 열람석에서 자주 남습니다. 책갈피와 메모. 빌린 책 사이에 끼워 둔 것이죠. 앞서 반납된 책에서 나오는 물건을 적었는데, 그런 것들은 따로 모아 둡니다.
언제쯤 두고 왔는지. 어느 자리, 어느 층이었는지. 물건의 생김새. 색, 상표, 안에 든 것. 비슷한 물건이 많아서 구체적일수록 빠릅니다.
전화로 먼저 물어보셔도 되고, 다음 방문 때 안내 데스크에 말씀하셔도 됩니다. 사물함에 두고 간 짐은 따로 보관하는 곳도 있으니 그것도 함께 물어보십시오.
잃어버린 것을 포기하는 일은 쉽다. 한 번 물어보는 수고가 돌아올 길을 연다.
그 손님은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나가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가 떠 주신 거라 포기하지 못했다고요. 물어보길 잘했다고 하시더군요.
두고 온 물건 하나가 마음을 오래 붙잡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물건이 주인에게 돌아갈 길을 하나라도 더 열어 두는 것으로, 이 자리의 몫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