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하나가 책을 무지개처럼 쌓아 왔습니다. 라벨 색깔별로 하나씩 골랐다고요. 그러고는 물었죠. 색깔엔 뜻이 없는 거죠? 대답하기 전에 저도 웃음이 났습니다. 뜻이 있거든요.
도서관 책 책등에는 작은 라벨이 붙어 있습니다. 앞서 청구기호로 책 찾는 법을 적었는데, 그 라벨에 적힌 숫자와 글자가 바로 청구기호죠. 책이 서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알려 주는 주소입니다.
그런데 이 라벨에는 숫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색깔과 앞에 붙은 글자도 있죠.
청구기호 맨 앞에 짧은 글자가 붙은 책이 있습니다. 이걸 별치기호라고 부르죠. 그 책을 따로 모아 둔 자리를 알려 주는 표시입니다.
흔한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어린이 책. 어린이실에 따로 두는 책에 표시를 붙이죠. 참고도서. 사전이나 백과사전처럼 빌려 갈 수 없는 책입니다. 앞서 대출 안 되는 책이 있는 이유를 적었는데, 그 책들에 이런 표시가 붙더군요. 큰글자책, 지역 자료 같은 것들도 따로 표시하는 곳이 있습니다.
어떤 글자를 쓰는지는 도서관마다 다릅니다.
라벨 색깔은 도서관마다 쓰는 방식이 다릅니다. 그래서 한 가지 답은 없지만, 흔히 이런 데 씁니다.
주제를 구분합니다. 앞서 도서관 책이 왜 그 순서로 꽂혀 있는지 적었는데, 큰 주제마다 색을 달리하면 서가에서 한눈에 구분되죠. 자리를 구분합니다. 어린이실 책, 청소년 책처럼 놓일 공간에 따라 색을 나누기도 합니다. 제자리를 확인합니다. 같은 색 사이에 다른 색이 꽂혀 있으면 잘못 꽂힌 책이라는 게 금방 눈에 띄죠. 사서들이 서가를 정리할 때 이 색을 많이 봅니다.
색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시면 안내 데스크나 서가 안내판을 보시면 됩니다. 색 안내를 붙여 둔 도서관이 많더군요.
책등의 띠 하나에도 길이 적혀 있다. 그 길을 읽을 줄 알면 서가는 미로가 아니라 지도가 된다.
그 아이에게 색깔 안내판을 보여 줬습니다. 아이는 자기가 고른 책들이 다 다른 칸에서 왔다는 걸 알고 신기해했죠. 다음엔 같은 색 책만 골라 보겠다며 다시 서가로 달려가더군요.
작은 라벨 하나가 책을 제자리로 돌려보냅니다. 저는 그 주소들을 하나하나 바로 붙여 두어, 누구든 길을 잃지 않는 서가를 만들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