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증을 만들러 오셔서 신청서 앞에 한참 서 계시던 분이 있었습니다. 결국 접어 넣고 나가셨죠.
한국어가 서툰 분이셨죠. 저는 그때 준비가 안 되어 있었습니다. 그 뒤로 몇 가지를 알아두게 됐죠.
외국인 주민이 많은 지역은 다문화 자료실이나 다국어 코너를 따로 두는 곳이 많습니다.
없는 지역도 있죠. 그럴 때는 다른 관에서 가져다 드릴 수 있습니다. 상호대차로 다국어 자료를 신청하시면 됩니다.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게 이거죠. 외국인도 회원증을 만들 수 있느냐고요.
대체로 됩니다. 외국인등록증이나 거주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가 있으면 되는 곳이 많죠. 관마다 조금씩 달라서 전화로 먼저 확인하시면 헛걸음을 안 하십니다.
가입 신청서를 여러 나라 말로 준비해둔 관도 있죠. 물어보시면 그걸 드립니다.
말이 안 통해 못 물어보시는 게 실제 문턱이죠. 여기에도 길이 있습니다.
지역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외국인주민 지원 기관이 있고, 통화 통역을 연결해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그 번호로 연결해 삼자 통화를 하는 방식이죠. 저희도 이걸 씁니다.
그리고 요즘은 번역 앱을 같이 보면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면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가장 실제적인 말씀을 드리자면, 말을 안 하셔도 되죠.
찾으시는 책의 사진을 보여주시거나, 화면을 가리키시거나, 종이에 적어 주시면 됩니다. 저희 쪽에서도 그림이나 층별 안내를 짚어서 답할 수 있고요. 정확한 문장이 있어야 물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도서관을 한국어 공부에 쓰시는 분들이 있죠.
교재를 빌려 가시기도 하고, 한국어 교실이 도서관에서 열리는 지역도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오셔서 이중언어 그림책을 보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아이가 한국어를 배우는 동안 부모가 본국 말 책을 읽는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뜻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신청서를 접어 넣고 나가신 그분은 다시 오셨습니다. 다행히 그때는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신청서를 대신 채워 드리고 확인만 받습니다. 그게 안 될 이유가 없더군요.
주변에 도서관을 어려워하는 분이 계시면 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말이 서툴러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