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비 오는 날 우산을 빌려 가시고는 이런 것도 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됩니다. 요새는 이런 게 꽤 늘었고 뉴스에도 나오더군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적어보겠습니다.
관마다 다르지만 제가 보고 들은 것만 적어보죠.
우산. 가장 흔합니다. 갑자기 비 올 때 빌려 가시고 다음에 돌려주시면 되죠. 돋보기와 독서대. 앞서 도서관 의자를 오래 못 앉는 몸을 적었는데, 독서대를 빌려드리는 관이 늘었죠. 보드게임과 교구. 어린이자료실에 두는 데가 많습니다. 관 안에서만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태블릿과 노트북. 관 안에서 쓰시는 조건으로 빌려드립니다. 공구와 생활용품. 드릴이나 사다리 같은 것을 빌려주는 관이 생겼습니다. 이건 도서관이라기보다 동네 창고에 가깝죠. 씨앗. 텃밭용 씨앗을 나눠주고 거둔 씨를 돌려받는 곳도 있다고 들었죠.
처음에는 저도 낯설었죠. 생각해보면 하던 일과 같은 구조더군요.
한 번 쓰고 오래 안 쓰는 물건이 있습니다. 사면 자리만 차지합니다. 그걸 여럿이 돌려 쓰는 게 도서관이 책으로 해온 일입니다. 물건으로 넓힌 것뿐이고요.
그리고 값 안 내고 들어올 수 있는 자리라는 게 큽니다. 앞서 무더위에 도서관이 붐비는 이유를 적었는데, 이미 사람이 오는 자리라 물건을 두기에 맞죠.
한쪽만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망가집니다. 책보다 훨씬 빨리 상하죠. 고치고 바꾸는 데 돈과 손이 듭니다. 관리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빌려주고 받고 점검하는 일이 늘어납니다. 그런데 사람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죠. 앞서 월요일에 문 여는 도서관에서 적은 것과 같은 자리입니다. 책 살 돈이 줄어들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손님 중에 그 말씀을 하신 분이 계셨는데, 저도 그 걱정을 압니다.
회원증이 필요한 경우가 많죠. 우산 같은 건 그냥 빌려주기도 하고요. 기간이 짧습니다. 책보다 훨씬 짧죠. 며칠 단위가 대부분이고요. 관 안에서만 되는 게 있습니다. 태블릿이나 보드게임은 대개 밖으로 안 나갑니다. 홈페이지에는 잘 안 적혀 있습니다. 이게 문제인데, 물어보셔야 아시는 경우가 많죠.
저희 쪽 숙제입니다.
우산이 있는 줄 모르고 비 맞고 가시는 분이 많죠. 독서대가 있는 줄 모르고 목 숙이고 보시는 분도요. 있는데 모르는 것이 제일 아깝습니다.
여럿이 돌려 쓰면 되는 물건을 각자 사두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다음 날 돌려주시면서 독서대도 빌려 가셨죠.
그러시더군요. 도서관에 이런 게 또 뭐가 있느냐고요. 저는 그 물음을 자주 들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