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팔 끝까지 밀어내 들고 계시던 분이 있었습니다. 한참 그러시다가 도로 꽂으시더군요.
읽기 싫으셨던 게 아닙니다. 안 보이셨던 거죠. 그럴 때 쓸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안내가 잘 안 되어 있어 적어두겠습니다.
같은 책을 글자만 키워 다시 만든 판이 있습니다. 큰글자도서라고 부르죠.
글자만 큰 게 아니라 줄 간격과 여백까지 넓혀 놓습니다. 그래서 같은 내용인데 권수가 늘어나기도 하죠. 검색하실 때 제목 뒤에 큰글자를 붙여 찾으시면 나옵니다.
읽어주는 형태의 자료가 따로 있습니다. 오디오북과는 조금 다르죠.
시각장애인이나 독서장애가 있는 분을 위한 대체자료는 국립장애인도서관 같은 곳에서 만들어 무료로 제공합니다. 회원 등록을 하시면 집에서도 받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등록에는 증빙이 필요하고, 안내데스크에서 도와드립니다.
그 등록 대상이 아니어도 상용 오디오북이나 화면 읽어주는 기능을 쓰실 수 있죠. 전자책 앱에는 대개 글자 크기를 키우는 기능이 있고, 이게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글자 크기 때문에 오시는 분들께 저는 전자책부터 권합니다.
종이책은 크기가 정해져 있지만 전자책은 본인이 정합니다. 글자를 두 배로 키우셔도 되고, 배경을 어둡게 바꾸셔도 되고, 줄 간격을 넓히셔도 되죠. 도서관 전자책은 값도 안 듭니다.
처음 설정하는 게 어려우시면 그것도 도와드립니다. 한 번만 맞춰두면 그다음부터는 그대로 열립니다.
관에 따라 독서확대기를 놓아둔 곳이 있습니다. 책을 올리면 화면에 크게 띄워주는 기계죠.
작은 손확대경을 빌려주는 곳도 있고요. 있는지는 관마다 다르니 물어보시면 됩니다. 있는데 안내를 안 해서 못 쓰시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더군요.
찾으시는 책의 큰글자판이 우리 관에 없을 수 있습니다. 그때는 희망도서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큰글자판이 아예 안 나온 책도 있습니다. 그건 저희도 못 구합니다. 그럴 때는 전자책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것도 없으면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으로 찾아드리죠.
읽지 못하게 되는 일은 대개 눈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방법을 몰라 그만두는 데서 시작된다.
그분께는 큰글자판이 있는지 찾아드렸습니다. 그 책은 없었고, 대신 전자책이 있어서 글자를 키워 보여드렸죠.
한참 보시더니 이렇게도 되느냐고 하시더군요. 그날 앱을 받아 가셨습니다.
글자가 안 보이는 건 읽기를 그만둘 이유가 아닙니다. 형태를 바꾸면 되는 일이고, 그 형태를 찾아드리라고 여기 사람이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