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네서 같이 김장 뒷정리를 했어요. 언니가 얇은 일회용 위생장갑을 벗어서 손가락 끝을 쭉 늘여 보이더라고요. 이 재료를 우리나라 회사가 만든다더라고요. 언니 남편이 뉴스에서 봤대요. 금호석유화학이래요.
저는 금호 하면 타이어만 떠올렸어요.
박예슬 장갑 회사가 따로 있는 거 아니에요?
언니 말로는 장갑을 찍어 내는 공장은 따로 있고, 금호석유화학은 그 장갑의 원료가 되는 합성고무를 만든대요. 장갑 공장이 많은 동남아 나라들로 보낸다던데요.
앞에서 양극재 얘기를 들었을 때 배터리 회사와 재료 회사가 따로 있다고 했잖아요. 이것도 그 결이래요.
신미혜 국수 가게가 따로 있고, 그 가게에 밀가루를 대는 제분소가 따로 있는 거예요.
이 대목이 저는 제일 신기했어요.
원래 고무는 고무나무에서 나오는 진으로 만들었대요. 그런데 그걸로 만든 장갑은 어떤 사람한테는 피부가 가렵게 올라오기도 해서, 석유에서 뽑은 재료로 비슷한 성질의 고무를 만들어 낸 게 합성고무래요. 앞에서 석유화학 회사가 플라스틱 원료를 만든다고 알아봤잖아요. 같은 뿌리에서 고무 쪽으로 간 거라던데요.
타이어에 들어가는 합성고무도 만든대요. 그래서 타이어 얘기가 같이 나오는 거라고 들었어요.
박예슬 장갑 재료가 그렇게 뉴스가 될 일이에요?
언니 말로는 몇 해 전 온 세상이 위생장갑을 한꺼번에 찾던 때가 있었대요. 그때 이 재료가 크게 모자라서 이 회사 이름이 많이 나왔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그 뒤로 다들 공장을 늘리고 찾는 사람은 줄어서 다시 조용해졌대요. 앞에서 벌크선이 삯 좋을 때 다들 배를 지어서 나중에 남아돈다고 들었잖아요. 그 결이랑 비슷하다던데요.
그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금호석유화학이 장갑과 타이어의 원료인 합성고무를 만든다는 것, 장갑 공장은 따로 있다는 것, 나무 고무 대신 석유로 고무를 만든다는 것, 장갑을 한꺼번에 찾던 때 크게 이름이 났다가 조용해졌다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물건을 쓰다가 하나는 물어봐요. 이건 재료를 누가 대는 거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