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휴가 나온 조카가 노란빛이 도는 질긴 천 조각을 꺼내 보였어요. 가위로 잘라 보라는데 정말 잘 안 잘리더라고요. 이게 방탄 조끼 속에 들어가는 실로 짠 거래요. 아라미드라고 부른다던데요.
그 실을 만드는 우리나라 회사가 코오롱인더스트리래요. 남편이 뉴스에서 이름을 봤대요.
박예슬 실이 어떻게 총알을 막아요?
조카 말로는 아라미드는 같은 무게로 치면 쇠보다 훨씬 질긴 실이래요. 그 실을 여러 겹 촘촘히 짜면 날아오는 걸 실들이 붙잡아서 힘을 흩어 버린대요. 그러면서도 쇠판보다 가벼우니까 입고 움직일 수 있다던데요.
신미혜 그물을 여러 겹 겹쳐 두면 공이 뚫고 나가지 못하고 그물에 걸리는 거예요. 실 하나는 약해도 겹치면 버티는 셈이죠.
앞에서 섬유 회사가 옷이 아니라 실을 만드는 데가 따로 있다고 알아봤잖아요. 코오롱인더스트리도 그런 쪽인데, 아주 특별한 실을 만든다는 거래요.
이 대목이 저는 뜻밖이었어요.
아라미드는 방탄복만이 아니라 인터넷 통신선 속에도 들어간대요. 빛으로 신호를 보내는 가는 유리선을 감싸서, 당기거나 휘어도 끊어지지 않게 잡아 준다던데요. 그래서 통신망을 많이 깔 때 이 실도 많이 나간대요. 타이어나 호스 속을 보강하는 데도 쓴다고 들었어요.
박예슬 그럼 이 실은 이 회사만 만들어요?
남편이 뉴스에서 본 대로는 이 실은 미국 큰 화학 회사가 먼저 만들어서 오래 쥐고 있었대요. 코오롱이 뒤따라 만들면서 기술을 두고 그 회사와 오래 다툼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우리나라 몇 곳과 외국 회사들이 같이 만든다던데요.
또 이 회사는 아라미드 말고도 타이어 속에 넣는 실, 접히는 휴대폰 화면 위에 덮는 투명 필름도 만든대요. 어느 쪽이 더 무거운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쇠보다 질긴 아라미드 실을 만든다는 것, 그 실이 방탄복에 쓰인다는 것, 통신선과 타이어 속에도 들어간다는 것, 외국 회사와 기술을 두고 오래 다퉜다는 것, 다른 특수한 재료도 만든다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회사 이름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이 회사 실은 어디에 들어간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