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스 고지서를 받아 든 시어머니가 고지서를 손톱으로 톡톡 치시더라고요. 이것도 원래는 더 나와야 하는 거라더라고요. 라디오 경제 코너에서 들으셨대요.
그래서 남편한테 물어봤어요. 한국가스공사 얘기래요.
박예슬 가스 값이 원래 더 나와야 한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남편 말로는 우리나라는 가스가 거의 안 나서 다른 나라에서 배로 사 온대요. 가스를 아주 차갑게 식혀 물처럼 만들어서 부피를 줄인 다음 큰 배로 싣고 온다던데요.
한국가스공사는 그걸 들여와서 각 지역 도시가스 회사들한테 도매로 넘긴대요. 우리 집에 들어오는 가스는 그 도시가스 회사가 다시 나눠 주는 거고요.
신미혜 산지에서 배추를 떼어 와서 동네 반찬가게들한테 넘기는 도매상 같은 거예요.
이 대목이 이 회사 얘기의 핵심이래요.
사 오는 값은 세계 가스 값과 환율을 따라 크게 오르내린대요. 그런데 집에 들어가는 가스 요금은 나라가 정한대요. 생활에 꼭 필요한 거라 한꺼번에 많이 못 올린다던데요.
그러니 비싸게 사 온 때에도 사 온 값보다 싸게 넘기는 일이 생긴대요. 그 모자란 만큼을 나중에 받을 돈으로 장부에 적어 두는데, 그게 미수금이래요.
박예슬 나중에 받을 돈이면 언젠가는 받는 거예요?
남편 말로는 요금을 올려서 조금씩 메워 가야 받는 돈이래요. 그런데 요금을 올리는 게 쉽지 않으니 오래 쌓여 있다던데요. 그사이 회사는 모자란 돈을 빌려서 버티니까 빌린 돈 이자도 붙는대요.
앞에서 한전KPS가 한국전력 식구라는 얘기를 했잖아요. 한국전력도 전기를 사 오는 값보다 싸게 파는 일이 있어서 비슷한 얘기를 듣는대요. 둘 다 나라가 요금을 쥐고 있는 회사라 그렇다던데요.
요금을 언제 얼마나 올릴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한국가스공사가 가스를 배로 사 와서 도시가스 회사에 넘긴다는 것, 사 오는 값은 출렁이는데 넘기는 값은 나라가 정한다는 것, 그 차이가 미수금으로 쌓인다는 것, 요금을 올려야 메워진다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회사 이름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이 회사 물건값은 누가 정한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