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나한테 밥은 먹었냐고 물었지. 별생각 없이 물은 것 같았어.
답하려다 멈췄어. 그날 하루 종일 안 먹었더라고. 물어보기 전엔 몰랐어.
이게 좀 웃긴 대목이야. 하루 종일 밥을 내는 자리에 있는데 내가 안 먹어.
이유는 단순해. 먹을 때가 손님 올 때야. 끼니때에 손님이 오니까 그때 먹을 수가 없지. 그러다 손님 끊기면 이미 다음 준비를 해야 하고.
일손 얘기를 전에 적었어. 혼자 보면 밀리는 순서가 있다고. 상 치우기가 먼저 밀리고 물 채우기가 그다음이라고 썼는데, 그 목록에 내 끼니는 아예 안 적었더라.
지금은 서서 먹어. 카운터 옆에서.
앉으면 손님이 들어올 때 일어나야 하잖아. 그게 몇 번 되니까 아예 안 앉게 되더라고. 그러다 보니 먹은 것 같지가 않아. 배는 부른데.
객잔에서 오래 앉는 손님이 제일 많이 시킨다고 내가 자주 적는데, 정작 나는 여기서 앉아본 적이 별로 없어.
이게 제일 어려운 자리야. 손님 앞에서 먹는 게 좀 그렇더라고.
시키러 왔는데 주인이 먹고 있으면 방해하는 것 같잖아. 그래서 손님 들어오면 젓가락을 놓게 돼. 몇 번 놓다 보면 그 밥은 식어서 못 먹어.
체면 얘기를 전에 적었어. 강호나 지금이나 안 바뀌는 게 있다고. 이것도 그 줄인 것 같아.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내가 알아서 안 먹는 거지.
시각을 정해봤어. 이때는 먹는다고.
안 됐어. 객잔 휴일 얘기를 적을 때랑 같은 이유야. 정해두면 그날 손님이 올 때 닫아야 하는데 그게 안 되더라고.
지금은 그냥 틈날 때 먹어. 규칙이 아니라 습관인데, 습관은 바쁘면 없어지니까 결국 못 먹는 날이 생겨.
그 손님이 물어준 게 나는 고마웠어. 안 물었으면 그날도 모르고 넘어갔을 테니까.
얼굴 기억 얘기를 전에 적었어. 손님이 나를 알아봐 주는 게 이 자리 일의 절반이라고. 그런데 손님이 나를 챙기는 자리도 있더라고. 그건 생각을 못 했어.
내가 먹고 있으면 그냥 불러. 먹으면서 받아도 돼. 그게 서로 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