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남의 말을 전하는데, 이건 자기 생각이 아니라는 말을 앞에도 붙이고 뒤에도 붙이더라고.
그만큼 난처했던 거지. 나는 그게 좀 걸렸어.
단골 얘기로는 그 자리가 제일 곤란하대. 전하면 자기가 그 말을 한 것처럼 되고, 안 전하면 숨긴 게 되고. 뉴스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고 하고. 나는 왜 그런지는 몰라. 객잔에서 본 것만 적을게.
이게 재밌는 대목이야. 무림엔 편지가 없다는 얘기를 전에 했잖아. 전음이라는 반칙 하나 때문이라고.
그런데 전음은 아무나 못 써. 그래서 실제로는 사람이 말을 옮겼어. 어디 가는 길이면 이 말 좀 전해달라는 부탁이 널렸지.
그러니까 강호에서 이건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이었어. 대신 규칙이 붙어 있었지.
핵심이 이거야. 전언에는 오래된 규칙이 하나 있어.
들은 대로만 옮긴다. 보태지도 빼지도 않아. 자기 생각을 안 붙이고.
세 번째가 요령이지. 묻기 전엔 안 붙여. 그러면 전하는 놈이 그 말의 주인이 안 돼.
여기가 이 규칙의 쓸모야. 그대로 옮기면 책임이 원래 말한 사람한테 남아.
아까 손님이 앞뒤로 자기 생각이 아니라고 붙인 게 바로 그 장치야. 형식이 없으니까 매번 직접 말로 붙여야 하는 거지. 무림에선 그게 형식으로 굳어 있어서 안 붙여도 됐고.
소문과 정보를 가르는 게 출처가 있느냐라는 건 다들 아는 얘기잖아. 전언은 출처를 붙여서 옮기는 거라 소문이 안 되는 거야.
이것도 알아둘 만해. 강호에서 전언을 거절해도 됐어.
이건 내가 못 전한다고 하면 그만이야. 청탁 얘기를 전에 했잖아. 거절하는 법이 있었다고. 전언도 부탁이니까 거절이 되지.
특히 말이 험하면 안 옮기는 게 예의였어. 옮기면 싸움이 커지니까. 그럴 땐 못 전하겠다고 하거나, 중재하는 자리로 넘겼어.
그 손님한테 나는 이렇게 말했어. 전할지 말지를 고민하지 말고 어디까지 옮길지를 먼저 정하라고.
이 말은 옮기고 저 말은 안 옮긴다고 정하면 훨씬 쉬워져.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걸로 놓으니까 못 정하는 거지. 비전 얘기할 때도 같은 말을 했는데, 잘라서 보면 대개 풀려.
뭘 전해야 하는지 말해봐. 어디까지 옮길지부터 정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