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그러더라고. 맹주가 장문인한테 명령하는 장면을 기다렸는데 끝까지 안 나왔다고.
맹주가 더 높은 줄 알았던 거지. 안 높아. 그게 이 얘기의 전부야.
먼저 이걸 갈라두자.
장문인은 자기 문파의 주인이야. 제자를 거두고 쫓아내고, 문규를 고치고, 무공을 물려줘. 의발 얘기를 전에 했잖아. 넘기는 걸 정하는 게 장문인이야. 실제 권한이 있어.
맹주는 여럿이 모여 만든 자리의 대표야. 방 회 맹 얘기를 전에 했잖아. 맹은 조직이 아니라 위에 얹은 자리라고. 그러니까 맹주는 모인 문파들이 뽑아준 자리야.
여기가 핵심이야. 맹주가 왜 명령을 못 하냐면, 뽑은 쪽이 아래가 아니라서야.
장문인들이 모여서 맹주를 세웠잖아. 그러면 맹주는 그 장문인들한테 명령할 수가 없어. 자기를 앉혀준 사람들이니까. 명령하려고 하면 그 문파가 맹에서 나가버리면 돼.
무림맹이 왜 항상 무능하냐는 얘기를 전에 했잖아. 연합이 원래 안 움직이게 생겼다고. 그 이유가 이 구조야. 맹주한테 힘이 없는 게 사고가 아니라 설계야.
그래도 할 일이 있어. 세 가지쯤 돼.
두 번째가 실제 권한에 제일 가까워. 중재 얘기를 전에 했는데, 중재하는 놈은 자기 이름을 걸어야 한다고 했잖아. 맹주는 그걸 직책으로 하는 사람이야.
이게 재밌는 대목이야. 무협에서 제일 센 놈이 맹주가 되는 경우가 드물어.
장문인은 제일 센 놈이 앉는 자리가 아니라고 내가 전에 말했는데, 맹주는 더 그래. 힘은 없고 책임만 큰 자리라서 다들 피해. 그러다 명망은 있는데 실력은 중간인 인물이 앉는 경우가 많아.
그러면 안에서 진짜 센 놈들이 안 따르지. 그게 갈등이 되고.
나는 무협을 하나도 모르는 채로 여기 떨어진 놈이라 직책 이름을 높낮이로만 봤어. 맹주가 장문인보다 위려니 하고.
지금은 뭘 할 수 있는 자리인지를 봐. 사람을 거둘 수 있나, 내쫓을 수 있나, 명령할 수 있나. 그걸 세보면 이름이랑 실제 힘이 안 맞는 자리가 꽤 보여. 장로 호법 얘기할 때도 같은 말을 했는데, 이름 말고 하는 일로 봐야 해.
어느 자리가 헷갈리는지 말해봐. 뭘 할 수 있는 자리인지부터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