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지도는 세 덩이만 알면 된다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중원, 새외, 강남. 그때 강남을 한 덩이로 묶었는데, 오늘은 그 사이에 흐르는 강을 볼게.
장강이야. 중국에서 제일 긴 강이라고 하더라.
무협에서 장강은 그냥 강이 아니야. 경계선이야.
무협에서 강북이랑 강남은 분위기가 달라.
강북은 딱딱하고 거칠어. 큰 문파가 많고, 싸움도 정면으로 해. 강남은 부드럽고 돈이 많아. 물길 따라 장사가 돌고, 세가와 상단이 힘을 써.
그러니까 장강을 건넌다는 건 판이 바뀐다는 뜻이야. 주인공이 강을 건너면 이야기 색깔도 같이 바뀌어.
장강엔 배가 다녀. 사람도 물건도 다 배로 건너. 그러니까 물길을 쥔 쪽이 힘을 가져.
수적 얘기를 전에 적었어. 강에도 도적이 있었다고. 무협에선 장강 물길을 쥔 수로 세력이 따로 나와. 나루를 쥐고, 배를 쥐고, 통행세를 받아. 통행세 얘기도 전에 했었지. 길을 지나가는 데 값이 붙는다고.
그래서 장강을 건너려면 실력보다 인맥이 먼저 필요해. 물 위에선 경공이 있어도 한계가 있거든.
우리 객잔에도 강 건너에서 온 손님이 가끔 와. 그 손님이 국을 먹더니 놀라더라. 간이 왜 이렇게 다르냐고.
자기 동네는 훨씬 달게 먹는대. 강 하나 건넜을 뿐인데. 객잔 말씨 얘기도 전에 적었는데, 말투도 확실히 달라.
그때 알았어. 무협이 장강을 경계로 쓰는 게 괜히 그런 게 아니야. 강은 사람 사는 방식을 가르거든.
잘 쓴 무협은 강을 건너는 장면을 꼭 써. 나룻배를 타고, 안개 낀 강 위에서, 뱃사공이랑 몇 마디 나누고.
그 장면이 이야기의 막 하나가 끝나고 다음 막이 시작되는 자리야. 배가 건너편에 닿으면 독자도 같이 새 세상에 내려.
강을 건너면서 이야기가 바뀌는 장면 있으면 들고 와. 나는 그런 경계 장면이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