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한 분이 오래전 포기한 꿈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때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요. 그러다 제가 이 장의 한 문장을 보여 드리자, 고쳐 말해 보셨습니다. 그때 그만두기를 내가 원했다. 그러고는 한참 웃으셨죠. 이상하게 마음이 가볍다고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제2부에 있는 장입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여기서 사람이 가장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을 이야기하죠. 바로 지나간 일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의지는 뒤를 향해서는 원할 수 없다. 이미 일어난 일, 그 "그랬다"는 의지가 어쩔 수 없는 돌덩이라고요. 그것이 의지의 가장 외로운 슬픔이라고 하죠.
그리고 차라투스트라는 방법을 말합니다. 지나간 것을 구하고, 모든 "그랬다"를 "나는 그렇게 원했다"로 다시 만드는 것, 그것을 나는 비로소 구원이라 부른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과거를 대하는 제 자세는 바꿀 수 있다는 거죠. 억지로 일어난 일을, 제가 받아들이고 끌어안은 일로요.
앞서 아모르 파티와 영원회귀를 적었는데, 이 장은 그 둘을 잇는 다리 같은 대목입니다. 운명을 사랑하려면 먼저 지난 일과 화해해야 하니까요.
같은 장에서 니체는 과거에 매인 마음이 어떻게 되는지도 말합니다. 바꿀 수 없는 과거에 화가 난 의지는 복수의 정신이 된다고요. 시간에게 앙갚음하듯, 자기와 남을 괴롭히게 된다는 거죠. 앞서 르상티망과 독사에 물린 상처를 적었는데, 원한이 시작되는 뿌리가 여기 있습니다.
지나간 돌을 저주하는 자는 그 돌에 묶인다. 그 돌을 제 손으로 쌓은 계단이라 부르는 자는 그 위에 선다.
지난 일 하나를 골라 문장을 바꿔 보십시오. "그렇게 됐다"를 "나는 그렇게 했다"로요. 처음엔 어색해도 소리 내어 말해 보는 겁니다. 그 일이 지금의 제게 무엇을 남겼는지 적으십시오. 원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 일이 제 이야기에서 어떤 장이 됐는지 봐야 하죠. 억지로 하지는 마십시오. 아직 아픈 일은 아직 아파도 됩니다. 이건 한 번에 되는 일이 아니라 조금씩 배우는 일이니까요.
그 손님은 그날 그 꿈과 관련된 책을 한 권 빌려 가셨습니다. 그만뒀던 걸 다시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제 그 시절을 편하게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요.
지나간 일은 그대로 남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그 "그랬다"를 하나씩 제 손으로 "그렇게 원했다"로 다시 쓰며, 지난날을 제가 딛고 선 계단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