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참으시다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에게 한마디를 쏘아붙이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 사람이 잘못한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그때 이미 다른 것이 차 있었던 거죠.
짜증과 신경질은 둘 다 마음이 날이 선 상태입니다.
둘 다 작은 것에 걸리고, 둘 다 나중에 후회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하나로 쓰이는데, 나가는 자리가 다릅니다.
짜증은 안에 있고 신경질은 밖으로 나갑니다.
짜증은 무언가 거슬려서 마음이 날카로워진 상태입니다.
일이 안 풀리거나, 더워서거나, 잠을 못 자서요. 안에서 나고 안에 있습니다. 남이 모를 수도 있죠.
짜증은 혼자 삭이면 지나갑니다. 다만 쌓이면 다음 칸으로 넘어가더군요.
신경질은 그 날카로움이 사람에게 닿은 상태입니다.
말투가 세지고, 한마디를 쏘고, 표정이 나갑니다. 받는 사람이 생기죠.
그리고 신경질은 대개 엉뚱한 데로 갑니다. 진짜 걸린 것에는 못 내고 만만한 쪽에 나가니까요.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오늘 누군가 표정이 굳었으면 이미 나간 겁니다. 그러면 뒤쪽이겠지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짜증이 쌓여서 나가면 원인과 대상이 어긋납니다. 걸린 것은 일인데 사람에게 나가고, 그 사람은 아무 상관이 없죠.
그러면 원인은 그대로 남고 관계만 상합니다. 짜증은 안 줄고 미안함이 더해지는 겁니다.
짜증 쪽이면 할 일은 원인을 짚는 것입니다. 무엇 때문인지 한 줄 적으시면 대개 하나입니다.
신경질이 나간 뒤면 할 일은 두 가지입니다. 받은 사람에게 한마디 하시고, 원래 걸린 것을 따로 보시는 것이요.
사과만 하면 다음에 또 나갑니다. 원인이 그대로니까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날카로운 것은 같습니다. 받은 사람이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