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들이던 원두가 몇 달째 안 들어왔어요. 물어봤더니 수확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더라고요.
앞서 커피가 열매 안의 씨앗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러니까 과일처럼 수확기가 있어요. 일 년 내내 나는 게 아니에요. 나라마다, 지역마다 따는 때가 달라요.
이게 손님들이 겪으시는 부분이에요.
마음에 들었던 원두가 어느 날부터 안 보여요. 가게가 안 들이는 게 아니라 그 나라 것이 다 팔린 거예요. 다음 수확이 와야 새로 들어와요.
앞서 볼리비아 얘기할 때 만나면 그날 사시라고 말씀드린 것도 같은 얘기예요.
여기서 한 가지 아셔야 할 게 있어요.
생두도 수확 직후에는 수분이 많아요. 그래서 조금 두었다가 볶는 게 나을 때가 있어요. 반대로 너무 오래 두면 향이 빠지고요.
생두는 볶은 원두보다 훨씬 오래 가요. 몇 달은 괜찮아요. 다만 일 년이 넘어가면 확실히 흐려져요. 그래서 수확기가 지나고 시간이 꽤 흐른 원두는 값이 싸도 아쉬울 수 있어요.
지금이 어느 나라 철인지 아시면 신선한 걸 고르기가 쉬워요.
중미 원두를 봄에 사시면 갓 들어온 것일 가능성이 높아요. 반대로 한겨울에 브라질을 사시면 수확한 지 꽤 된 거고요. 물론 보관이 좋으면 괜찮아요.
저는 새로 들어온 산지를 그때그때 손님께 말씀드려요. 그게 제일 확실한 정보거든요.
커피가 공산품이 아니라는 게 이 부분에서 제일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가게에서 요즘 뭐가 새로 들어왔냐고 물어보시면 돼요.
그 답이 곧 지금 제철인 산지예요. 저는 그렇게 여쭤보시는 게 반가워요. 그때 제일 좋은 걸 권해드릴 수 있으니까요.
좋았던 원두가 한동안 안 보이면 없어진 게 아니라 철이 지난 걸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