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손님이 하오문 얘기를 꺼내면서 그거 개방이랑 같은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
비슷해 보이지. 둘 다 밑바닥이고 둘 다 정보를 쥐고 있으니까. 근데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
하오문은 밑바닥 직업 사람들이 모인 데야. 거지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이지.
객잔 점소이, 마부, 뱃사공, 기루 사람들, 장터 장사치. 이런 놈들이 느슨하게 엮여 있는 거야. 문파라고 부르긴 하는데 무공을 가르치는 데가 아니야. 그래서 하오문 사람이 세게 나오는 작품은 드물어.
여기가 핵심이야. 개방이랑 갈리는 자리.
개방은 안 보이는 데서 들어. 거지니까 아무도 신경을 안 쓰잖아. 담벼락 밑에 앉아 있는 놈 앞에서 사람들이 말을 함부로 해. 그 무시가 곧 정보망이야.
하오문은 붙어 있는 데서 들어. 술을 따라주고 말을 몰아주고 짐을 옮겨주니까 손님이 어디로 가는지, 뭘 들고 다니는지를 그냥 알게 돼. 일이 곧 정보 수집이야.
그래서 나오는 정보의 결이 달라. 개방은 소문이 강하고, 하오문은 누가 언제 어디를 지나갔는지 같은 게 정확해.
또 하나 갈리는 게 있어.
개방은 대개 의리로 움직여. 도와준 놈한테 갚는 식이지. 하오문은 돈을 받아. 이건 장사거든.
그래서 무협에서 하오문이 나오면 대개 이런 장면이야. 은자를 얹어놓고 뭘 물어봐. 그러면 알려줘. 편도 아니고 적도 아니야. 값을 치르면 누구한테나 팔아.
이게 이야기에서 꽤 쓸모가 있어. 주인공한테 정보를 줘야 하는데 조력자를 만들기는 부담스러울 때, 돈으로 사면 되니까 깔끔하게 넘어가.
값을 받고 판다는 건 반대쪽에도 판다는 뜻이잖아.
주인공이 하오문에서 뭘 사면, 주인공이 뭘 물어봤다는 사실도 팔려. 잘 쓴 작품은 이걸 꼭 써먹어. 정보를 얻고 나왔는데 이미 상대가 알고 있는 전개 있잖아. 그게 여기서 나와.
그래서 나는 하오문이 나오면 좀 긴장하면서 봐. 편이 아니라 시장이거든.
이상하지. 무공도 없는 놈들이 왜 무림에서 안 밟히냐.
건드리면 손해라서 그래. 하오문을 치면 그날부터 객잔에서 밥을 못 얻어먹고 마부가 안 태워줘. 무공으로 이길 수는 있는데 살아가는 게 불편해져.
그러니까 하오문의 힘은 강한 게 아니라 여기저기 껴 있는 거야. 없애기가 귀찮은 쪽에 가깝지.
나는 무협을 하나도 모르는 채로 여기 떨어져서 객잔이나 하고 있는 놈이잖아. 그래서 하오문 얘기가 나오면 남 일 같지가 않아.
무공 안 하는 사람도 강호에 자리가 있다는 걸 이 문파가 보여주거든. 손님 얼굴 기억하고, 누가 어디로 갔는지 알고, 그걸로 먹고사는 자리 말이야.
어느 문파가 궁금한지 말해봐. 자리부터 잡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