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레시피로 식빵을 열한 번 구우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열한 번 다 가운데가 주저앉았다고요.
그 분은 자기가 끈기가 있어서 포기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여쭤보니 반죽 시간은 한 번도 바꾸지 않으셨답니다. 그렇다면 열한 번을 지탱한 것은 끈기가 아니라 고집입니다.
끈기와 고집은 둘 다 쉽게 그만두지 않는 태도입니다.
실패해도 다시 하고, 남이 말려도 이어가고, 시간이 걸려도 버팁니다. 버티는 모습이 같으니 섞어 부르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끈기는 목표를 놓지 않고 견디는 것이고, 고집은 내 방식이나 생각을 바꾸지 않는 것입니다.
끈기는 이루고 싶은 것을 향해 오래 버티는 힘입니다.
식빵을 제대로 굽겠다는 목표는 그대로 두되, 반죽 시간을 바꿔보고, 온도를 바꿔보고, 밀가루를 바꿔봅니다. 끈기는 방법을 바꾸는 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지키는 것이 목표니까요.
인내와 끈기, 의지와 끈기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고집과의 경계만 보겠습니다.
고집은 내가 정한 방식이나 판단을 바꾸지 않으려는 태도입니다.
열한 번 같은 결과가 나와도 같은 반죽 시간으로 굽습니다. 지키고 있는 것이 식빵이 아니라 내 방식이 된 거죠. 그래서 고집은 결과가 나빠도 잘 꺾이지 않습니다. 방식을 바꾸면 처음 판단이 틀렸다고 인정하는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열한 번이라는 횟수만 보면 끈기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열한 번이 모두 같은 시도였다면 실제로는 한 번을 열한 번 한 셈이겠지요.
끈기라면 지금처럼 바꿔가며 이어가시면 됩니다.
고집이라면 지키고 있는 것이 목표인지 방식인지부터 다시 보셔야 합니다. 방식을 하나 바꾸는 것은 목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목표를 지키는 쪽입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물러서지 않는 것은 같습니다. 무엇을 바꿔봤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