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소리를 내자 어머니가 먼저 저를 돌아보시더군요. 그러고 나서 아이 입을 막으셨습니다.
저를 보신 게 마음에 남았죠. 아이가 아니라 제 표정을 먼저 확인하셨던 거니까요. 그러실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먼저 이것부터 아셔야 편하죠. 어린이 자료실은 조용한 방이 아닙니다.
바닥에 앉을 수 있게 해둔 곳이 많고, 소리 내어 읽어도 되고, 아이가 돌아다녀도 됩니다. 어른 열람실과 층이나 방을 나눠둔 이유가 그거죠. 두 공간은 아예 다른 기준으로 운영됩니다.
그러니 어린이실 안에서는 소리 때문에 눈치 보실 일이 거의 없죠.
세 번째가 의외로 큽니다. 어른이 읽어주기 어려우실 때 그 시간에 맞춰 가시면 됩니다.
여기가 제가 가장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아이에게 도서관에서 제일 먼저 배우게 하는 것이 조용히 하라는 말이면, 그 아이에게 이 공간은 참는 곳이 됩니다. 참는 곳에는 다시 안 오죠.
먼저 하실 게 있죠. 아이가 고른 책을 그냥 두시는 겁니다. 만화든 그림책이든 나이에 안 맞든 상관없이요. 여기서는 내가 고른다는 경험이 먼저 붙어야 그다음이 있습니다.
하나, 데려다 놓습니다. 좋은 것들이 있는 자리에 데려다 놓는 것까지가 어른 몫이죠.
둘, 같이 앉아 있습니다. 아이는 어른이 옆에서 책을 보고 있으면 따라 보죠. 폰을 보고 계시면 그것도 따라 하고요.
셋, 안 읽어도 그냥 둡니다. 한 시간 동안 책 한 권도 안 펴고 돌아다녀도 그날은 실패가 아닙니다. 그 공간이 편해지는 게 먼저입니다.
배움은 강요된 자리에서 자라지 않는다. 편안한 자리에서 자란다.
물론 어린이실 밖으로 나오면 얘기가 달라지죠. 열람실은 조용한 자리가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아이한테 조용히 하라고 하지 마시고 방을 옮기십시오. 아이를 바꾸는 것보다 자리를 바꾸는 게 서로한테 쉽습니다. 소리를 내도 되는 자리가 어디인지는 저희가 알려드릴 수 있고요.
제가 그때 드리고 싶었던 말은 이거였죠. 여기서는 아이가 소리 내도 됩니다.
그러라고 방을 따로 둔 겁니다. 눈치는 저희가 아니라 그 방이 없는 곳에서 보시면 되고요.
아이랑 오시는 게 부담이 되면 결국 안 오시게 됩니다. 그게 저희가 제일 아까워하는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