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읽다 보면 이름부터 오싹한 독이 하나 있어. 고독.
옛날부터 내려온 전설 같은 얘기래. 여러 독충을 한 그릇에 가둬두면 서로 싸우다가 마지막 하나만 남는대. 그 하나로 독을 만든다는 거야. 무협은 이 전설을 가져다 썼어.
독공 얘기를 전에 적었어. 몸에 독을 쌓는다는 거. 사천당가 얘기도 했지. 독이랑 암기를 한 집안이 쥐고 있다고.
고독은 그거랑 좀 달라. 독공이나 당가 독은 약재와 기술이야. 고독은 살아 있는 걸 길러서 쓰는 거야. 그래서 무협에선 고독이 훨씬 꺼림칙하게 그려져. 사술에 가까운 쪽이지.
무협 속 고독이 무서운 이유는 사람 몸에 심는다는 설정 때문이야.
몸 안에 들어가면 오래 숨어 있다가 때가 되면 깨어나. 그리고 그걸 심은 사람이 조종을 해. 말을 안 들으면 고통을 주는 식으로. 섭혼술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정신을 홀리는 사술. 고독은 그걸 몸으로 하는 셈이야.
그래서 무협에서 고독에 걸린 인물은 대개 원치 않는 일을 하고 있어. 누군가한테 묶여서.
무협에서 고독은 대개 남쪽 먼 땅에서 온 걸로 그려져. 습하고, 숲이 깊고, 벌레가 많은 데.
새외 얘기를 전에 적었어. 중원 밖에는 뭐가 있냐고. 고독은 그 바깥 세계의 낯선 술법으로 나와. 중원 사람들은 그걸 이해 못 하니까 더 두려워해.
객잔에서 이 얘기를 하는 중이었어. 마침 곳간에서 지네 한 마리가 기어 나왔어.
손님들이 다 의자 위로 올라갔어. 진짜로. 나는 빗자루로 밖으로 쓸어냈지. 다 내려온 다음에 한 손님이 그러더라. 고독 얘기 하다가 지네 나오니까 진짜 무서웠다고.
무협 독 중에 제일 무서웠던 장면 있으면 들려줘. 객잔 곳간 정리는 내가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