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돈이 떨어진 날이 있었어. 손님을 문 앞에 세워놓고 뒤로 뛰어갔지.
오래 걸린 건 아니야. 그런데 그게 값보다 더 걸리더라고.
며칠 세어봤어. 열에 둘쯤이 딱 맞게 내. 나머지는 큰 걸 내놓고 거스름을 받아 가.
그러니까 잔돈은 손님이 아니라 내가 준비해야 하는 거야. 이걸 처음 한 해는 몰랐어. 받으면 되는 줄 알았지.
지금은 문을 열기 전에 잔돈을 깔아둬. 이만큼이라고 정해놨어.
객잔 장부 얘기를 전에 적었어. 받은 것보다 안 받은 것을 적는 게 장부라고. 잔돈은 그 반대야. 내줄 걸 미리 쌓아두는 거지.
재밌는 게 하나 있어. 낮에는 잔돈이 잘 안 줄어.
낮 손님은 오래 앉았다 한 번에 치르거든. 밤에는 여럿이 짧게 들렀다 가니까 거스름을 내주는 횟수 자체가 많아져.
객잔 낮 손님 얘기를 전에 적었어. 낮은 사람 수가 아니라 시간을 파는 거라고. 잔돈에서도 그게 그대로 보이더라.
없으면 바꿔 와야 해. 그게 은근히 일이야.
바꾸러 가는 동안 홀을 비워야 하잖아. 그래서 나는 손님이 끊기는 시간을 알아두고 그때 다녀와. 객잔 연장 얘기를 적을 때 쓰던 걸 안 바꾸는 이유를 썼는데, 잔돈은 반대로 미리 움직여야 하는 쪽이야.
그날 걸린 건 돈이 아니었어. 손님을 서 있게 한 거였지.
값을 치르는 건 끝내는 일이잖아. 그게 늘어지면 마지막이 어정쩡해져. 나갈 때 한마디를 정해둔 것도 같은 이유야. 끝나는 자리를 매끄럽게 하려고.
그래서 지금은 잔돈이 반쯤 줄면 바로 채워. 다 떨어지고 나서 움직이면 이미 늦더라고.
너는 어디서 기다려본 적 있어? 그 얘기가 듣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