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읽다 보면 이런 장면이 있어. 붉은 천을 두른 혼례 가마가 길을 가. 앞뒤로 악사들이 피리를 불고, 하인들이 짐을 지고.
그때 길 앞에 누군가 서 있어. 칼을 든 채로. 가마가 멈춰 서. 그리고 사건이 시작돼.
무협에서 혼례 가마는 습격당하려고 길을 나서는 것 같아.
이유는 간단해. 길 위는 지키기 어려워.
집 안에 있으면 담도 있고 문도 있어. 근데 가마가 길에 나오면 사방이 열려 있어. 가마 행렬은 길게 늘어서서 약한 데가 생겨. 노리는 쪽한텐 기회지.
그리고 혼례 날은 다들 경계를 풀어. 무협 연회 얘기할 때 잔치 자리에서 사건이 터진다고 했는데, 가마는 그 잔치로 가는 길이야.
가마 습격 장면의 재미는 누가 나타나냐야.
신부를 빼앗으러 온 옛 정인, 혼인을 막으려는 원수 집안, 신부를 지키러 온 의형제. 정혼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약속은 남는데 사정이 바뀐다고. 가마 앞에 나타나는 사람은 대개 그 바뀐 사정을 들고 와.
그리고 무협 가마 습격엔 반전이 자주 숨어 있어.
습격자들이 가마 문을 열어젖혔는데 신부가 아니라 고수가 앉아 있어. 신부는 이미 다른 길로 갔고, 가마는 미끼였던 거야. 아니면 신부가 직접 칼을 들고 나와. 비무초친 얘기할 때 딸이 직접 겨룬다고 했잖아. 무협 신부는 가마 안에서 기다리기만 하지 않아.
객잔 앞을 혼례 행렬이 지나간 적이 있어. 가마는 아니었지만 꽃으로 꾸민 수레에 신랑 신부가 타고 있었어.
손님들이 다 나와서 구경했지. 박수도 치고. 근데 아무 일 없이 지나가니까 왠지 아쉬워하더라. 무협을 너무 읽은 거야. 한 손님이 그러더라. 칼 든 사람 하나쯤은 나올 줄 알았대.
가마 장면 중에 반전이 좋았던 거 기억나면 들려줘. 가마 안에 누가 있었는지가 제일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