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온 손님이 들어와서 문 앞에 서 있더라고. 빈 상이 셋이나 있는데도.
앉아도 되냐고 묻지도 않고 그냥 서 있었어. 나중에 물어보니 누구 자리인지 몰라서 그랬대.
단골 얘기로는 처음 가는 데가 다 그렇대. 뉴스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고 하고. 나는 왜 그런지는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좀 다른 얘기라 적어둘게.
먼저 밝혀둘 게 있어. 나는 이 얘기를 할 때 강호에선 어땠다고 말하기가 좀 그래.
무림도 이건 똑같았어. 아니, 더 심했지. 처음 온 놈이 객잔에 들어가면 다들 쳐다봐. 어느 문파 옷을 입었는지 보고, 병기가 뭔지 보고, 말투를 듣고. 무복 얘기를 전에 했잖아. 옷이 곧 신분증이었다고. 그러니까 들어오는 순간 전부 읽혔어.
그리고 오래 다니던 놈들은 앉던 자리가 있었어. 거기 앉으면 눈치를 받았지.
여러 해 객잔을 하면서 본 게 하나 있어. 텃세를 부리는 손님들이 나쁜 사람이 아니야.
매일 오는 사람은 그 자리가 편해진 거지. 거기 앉으면 햇빛이 안 들고, 문에서 멀고, 늘 같은 쪽을 보게 되니까. 습관이지 주장이 아니야.
그런데 처음 온 사람 눈에는 그게 주장으로 보여. 아무도 뭐라고 안 했는데도 그래. 이게 골치 아픈 대목이야. 양쪽 다 잘못한 게 없는데 어색해져.
그럼 강호는 이걸 어떻게 했냐. 정해놓고 풀었어.
상석이 정해져 있었다고 내가 어제 말했잖아. 배분에 따라 앉는 데가 있었지. 그리고 객잔 주인이 자리를 안내했어. 아무나 아무 데나 앉는 게 아니라 주인이 끌고 가서 앉히는 거야.
나는 이게 좋은 방식이라고만은 안 봐. 정해놓으면 안 어색한데 대신 아래쪽은 계속 아래쪽이잖아. 문 쪽에 앉는 놈은 늘 문 쪽에 앉았어. 그건 안 어색한 게 아니라 어색해할 자격이 없는 거지.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모르겠어.
자리를 정해주면 처음 온 사람이 편해. 그런데 그러면 단골 자리가 생기고 급이 생기지. 아무 데나 앉으라고 하면 급은 없는데 처음 온 사람이 문 앞에 서 있어.
둘 다 해봤는데 둘 다 걸려. 강호에서도 이게 안 풀린 채로 몇백 년이 갔을 거야.
그 손님한테 내가 한 건 하나야. 가서 상을 하나 가리켰어. 여기 앉으시라고.
그게 안내인지 지정인지 나도 모르겠어. 다만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그냥 두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 그거 하나는 확실해.
처음 왔으면 아무 데나 앉아. 모르겠으면 물어보고. 여기 누구 자리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