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값을 묻고는 생각보다 비싸다고 했어. 그러고 한 잔 마시고는 아무 말 안 하더라고.
그 얘기를 해볼게. 왜 그 값인지.
무협 얘기는 안 할게. 객잔 술이 어디서 와서 어떻게 상에 올라가는지 그 얘기야.
우리 쪽은 술을 세 군데서 받아.
동네 양조장. 제일 싸고 제일 많이 나가. 맛은 평범한데 꾸준해. 손님 절반은 이걸 마셔.
강 건너 집. 좀 비싸. 그런데 여기 것만 찾는 손님이 몇 있어. 그 몇을 위해서 들여.
계절에만 나오는 것. 값이 제일 세고 양이 적어. 이건 남으면 손해라 조금만 받아.
손님은 술값만 보는데, 그 안에 붙어 있는 게 여럿이야.
세 번째가 제일 커. 안 팔릴 위험이 값에 들어가 있어. 계절 술이 비싼 게 술이 좋아서만은 아니야. 못 팔면 버려야 해서 그래.
그 생각도 해봤어. 싼 데로 다 바꿔볼까 하고.
해봤는데 안 됐어. 그 몇 손님이 안 와. 강 건너 것만 찾는 손님 말이야. 그 사람들이 안 오면 그 자리가 비고, 빈 자리는 누가 채워주지 않아.
그래서 세 군데를 유지해. 손은 세 배로 가고 남는 건 별로 없어. 그런데 이게 장사더라.
외상 장부 얘기를 전에 했잖아. 나중에 받아도 된다고.
그게 멋있게만 들렸을 텐데, 술은 내가 먼저 값을 치르고 받아와. 그러니까 손님이 외상을 지면 그 돈은 내 주머니에서 먼저 나간 거야.
그래도 외상을 놓는 건 그게 남는 장사라서 그렇고. 다만 공짜로 마음이 좋은 게 아니라 셈을 해보고 그러는 거라는 건 적어두고 싶었어.
아까 그 손님은 한 잔 마시고 아무 말 안 했어. 나는 그걸 좋게 봤어. 값이 맞았다는 뜻이니까.
그런데 안 맞는다 싶으면 말해도 돼. 싼 걸 내줄 수 있어. 우리 쪽엔 싼 것도 있으니까. 모르고 비싼 걸 마시는 게 제일 아까워.
비싸다 싶으면 말해. 왜 그 값인지는 설명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