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이 마른 철에 강물을 길어 썼어. 며칠 그렇게 했는데 단골 하나가 먼저 말하더라고. 오늘 맛이 다르다고.
나는 놀랐어. 술은 같은 걸 냈거든. 바뀐 건 물뿐이었어.
우리 쪽은 물을 두 군데서 길어. 여는 시간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아침에 두 통을 채운다고 했잖아. 그 물 얘기야.
우물물. 가깝고 깨끗해. 이게 기본이야. 강물. 멀고 손이 더 가. 우물이 마르거나 손님이 많은 날에 보태.
값은 안 들어. 대신 시간이 달라. 강까지 가면 왕복에 한참 걸려.
처음엔 물이 맛을 바꾼다는 게 이해가 안 됐어. 술은 이미 만들어진 거잖아.
해보고 알았어. 물이 들어가는 데가 여럿이야.
세 번째가 확실해. 차는 거의 물이잖아. 물이 바뀌면 차가 통째로 바뀌어.
이건 해보고 알게 된 건데, 강물은 그냥 못 써.
끓여서 식혀 놓고 써. 안 그러면 냄새가 남아. 그 한 단계가 귀찮아서 처음엔 건너뛰었는데, 건너뛴 날 손님이 알아챘어. 아까 그 단골이 말한 게 그날이었어.
그러고 나서는 무조건 끓여. 귀찮아도 끓여.
이게 장사 요령인데, 우물이 갑자기 마르면 그날 장사가 꼬여.
그래서 요새는 며칠 전부터 물 높이를 봐. 줄어드는 게 보이면 강물을 미리 길어다 끓여놔. 객잔 겨울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한가한 철에 할 일이 따로 있다고 했잖아. 이것도 그중 하나야. 한가할 때 물을 채워둬야 바쁠 때 안 밀려.
무협을 읽어봐도 객잔에서 물 길어 오는 장면은 거의 없어. 술은 나오고 만두는 나오는데 물은 안 나와.
무협 밥상엔 왜 만두랑 술뿐이냐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저건 메뉴가 아니라 신호라고. 물은 신호가 안 되니까 안 나오는 거겠지. 그런데 실제로 객잔을 하면 하루의 절반이 물이야.
그 단골이 말해줘서 나는 고칠 수 있었어. 훈수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손님한테 배우는 게 제일 빠르다고 한 게 이런 거야.
나는 매일 마시니까 조금씩 바뀌는 걸 못 알아채. 오래 마셔본 사람이 오히려 더 잘 알아.
오늘 맛이 다르면 말해줘. 물이 바뀐 날일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