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늘 사던 과자를 들고 오더니, 값은 그대로인데 안이 예전보다 헐렁하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그게 왜 그런지 이번에 물어봤어요.
박예슬 값을 올리면 될 걸 왜 그렇게 하는 건가요?
신미혜 값을 올리면 바로 표가 나는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안에 들어가는 게 밀이며 콩이며 설탕이며 기름인데, 그게 거의 다 밖에서 온대요.
앞에서 비료 회사가 원료를 거의 다 사 온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여기도 같은 자리래요. 남의 나라 농사 사정이나 실어 오는 값이 그대로 얹힌다던데요.
박예슬 그럼 사 오는 게 비싸지면 파는 값도 올려야 하는 거잖아요.
그게 쉽지 않대요. 이건 우리가 매일 사는 물건이라 값이 조금만 움직여도 바로 알아챈다고요. 말도 많이 나오고요.
여기가 오늘 알아 온 것 중 제일 또렷했어요.
값을 그대로 두고 양을 조금 줄이거나, 묶음을 다르게 만들거나, 아예 새 이름을 붙여 내놓으면서 그때 값을 다시 매긴다더라고요. 언니가 들고 온 봉지가 그 얘기였어요.
신미혜 국을 끓일 때 물을 조금 더 붓는 것과 같은 셈이죠.
다만 그렇게 하면 사는 사람이 알아채고 서운해하잖아요. 그래서 어디까지 할지가 이 집들의 어려운 자리라고 했어요.
이건 좀 뜻밖이었어요. 이 업은 새로 들어가기가 아주 어렵대요.
사람들이 먹는 건 늘 먹던 걸 산다고요. 맛이 입에 익어 있어서 웬만해선 안 바꾼다던데요. 그러니 오래된 이름이 오래 남고, 새 이름이 그 자리를 뺏기가 어렵다고요.
박예슬 그럼 한 번 자리잡으면 오래가는 장사잖아요.
오래간대요. 대신 그 자리를 지키려고 이름을 계속 알려야 하고, 그 값이 만만치 않다고 하더라고요. 오뚜기나 농심 같은 이름을 들었어요.
마지막에 하나 더 들었어요. 같은 물건이라도 파는 자리마다 값도 몫도 다르대요.
마트에 넣는 것과 편의점에 넣는 것과 화면으로 파는 것이 다 다르다던데요. 앞에서 편의점 회사가 가맹점에서 번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쪽에 물건을 넣는 게 이 집들이라고요.
그리고 밖으로 나가면 또 다른 얘기가 된다고 했어요. 다만 어느 집이 어디에 얼마나 기대고 있는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원료는 거의 밖에서 온다는 것, 그런데 값은 마음대로 못 올린다는 것, 그래서 양이나 묶음을 건드린다는 것, 오래된 이름이 잘 안 바뀐다는 것, 그리고 파는 자리마다 값과 몫이 다르다는 것.
어느 집이 나은지는 저도 몰라요. 다만 이제 봉지가 헐렁해 보이면 하나는 생각해요. 사 오는 쪽이 오른 거구나.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을 붙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