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입구에서 내려오던 부부가 "속았다"고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첫 단풍 소식을 듣고 왔는데 정상 근처만 조금 붉고 아래는 아직 초록이었다고요.
속은 것은 아닙니다. 첫 단풍이라는 이름이 원래 그 정도를 가리키니까요. 그렇다면 두 분이 기대하셨던 풍경에는 어떤 이름이 붙을까요?
첫 단풍과 단풍 절정은 둘 다 가을에 산이 물드는 정도를 알리는 말입니다.
뉴스에 나오고, 지역별 날짜가 함께 나옵니다. 둘 다 단풍이라는 말이 들어 있으니 같은 소식처럼 들리기 쉽죠.
기상청 기준으로 산 정상에서부터 전체의 20% 정도가 물들면 첫 단풍, 80% 정도가 물들면 단풍 절정이라고 부릅니다.
첫 단풍은 단풍이 막 시작되었다는 신호입니다.
정상 쪽부터 물들기 시작해 산 전체의 20% 정도가 물들었을 때입니다. 그러니 첫 단풍 소식이 나온 날 산에 가면 위쪽만 물든 산을 보게 됩니다. 부부가 본 풍경이 정확히 이것이었습니다.
단풍 절정은 산 대부분이 물들었을 때입니다.
산 전체의 80% 정도가 물들면 절정이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이 단풍이라고 할 때 떠올리는 풍경은 대개 이쪽이죠.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첫 단풍에서 절정까지는 보통 두 주 안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풍 소식을 들으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산 전체가 붉은 풍경을 보고 싶으시다면 봐야 할 것은 절정 쪽 날짜겠지요.
첫 단풍 소식이라면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위쪽의 색이 아래로 내려오기를 기다리시면 됩니다.
절정 소식이라면 지금이 그때입니다. 구체적인 지역별 시기는 기상청이나 산림 관련 기관의 발표를 따르시면 됩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물드는 소식인 것은 같습니다. 얼마나 물들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