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생두를 볶다 보면 어느 순간 원두가 팝콘처럼 톡톡 터지는 소리가 나요. 이걸 1차 크랙이라고 불러요. 원두 안의 수분과 가스가 열을 받아 부풀다가 껍질을 뚫고 나오면서 나는 소리예요. 로스터에게는 볶음 정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신호예요.
가게 한쪽에서 작은 로스터로 원두를 볶은 날이었어요. 구경하시던 손님이 톡톡 소리가 나자 깜짝 놀라셨어요. "팝콘 튀기세요?"
1차 크랙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귀를 기울이셨어요. 처음엔 하나둘 들리다가 금세 여러 개가 같이 터져요. 손님이 "원두도 소리를 내는 줄 몰랐어요" 하셨어요. 그날 볶은 원두로 다음 날 커피를 내려 드렸어요.
이때 원두가 부풀면서 크기가 커지고 색이 갈색으로 바뀌어 가요.
그래서 로스터들은 1차 크랙이 시작된 시점부터 얼마나 더 볶을지를 정해요. 몇십 초 차이로 맛이 꽤 달라져요.
요즘은 온도계와 프로그램이 많이 도와주지만, 저는 여전히 소리를 들어요. 크랙이 시작되는 소리, 소리가 잦아지는 순간이 원두마다 조금씩 달라요.
처음 볶을 땐 그 소리를 못 알아들어서 몇 번 태워 먹었어요. 지금은 다른 일을 하다가도 톡 소리가 나면 몸이 먼저 돌아봐요.
원두 봉지에 적힌 볶음 정도는 결국 이 소리를 기준으로 얼마나 더 볶았느냐는 뜻이에요.
변하는 순간엔 소리가 나요. 오늘 하루 어딘가에서도 그런 작은 소리가 있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