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진첩 용량이 꽉 찼다는 알림이 떴어요. 남편이 그걸 보더니 며칠 전 뉴스에서 봤다는 파일코인 얘기를 꺼냈어요. 이런 걸 남의 집 창고에 나눠 맡기는 게 파일코인이래요.
박예슬 그건 그냥 클라우드 아닌가요? 돈 내고 맡기는 거요.
남편 말로는 맡긴다는 건 같은데 누가 맡느냐가 다르대요.
보통 클라우드는 큰 회사 한 곳이 자기 건물에 맡아 두잖아요. 파일코인은 저장 공간이 남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자리를 내놓고, 맡기려는 사람이 그중에서 골라 맡긴대요. 자리를 내놓은 쪽은 그 대가로 파일코인을 받는다던데요.
신미혜 동네 집집마다 남는 방을 창고로 빌려주는 거예요. 큰 물류창고 하나 대신에요.
앞에서 클라우드 마이닝 얘기를 알아봤잖아요. 거기선 계산하는 기계를 빌렸는데, 여기선 보관하는 자리를 빌려주는 셈이래요.
이 대목이 저는 제일 궁금했어요. 모르는 사람한테 맡겼는데 그 사람이 몰래 지워 버리면 어떡해요.
남편 말로는 그걸 막으려고 맡은 쪽이 아직 잘 갖고 있다는 걸 정해진 때마다 증명하게 한대요. 증명을 못 하면 미리 걸어 둔 코인을 잃는다던데요. 그래서 맡은 쪽은 처음에 코인을 맡겨 두고 시작한대요.
박예슬 그 증명을 누가 확인하는데요?
장부가 확인한대요. 앞에서 코인 장부는 누가 들고 있는지 알아봤잖아요. 그 장부에 증명이 적히는 식이라고 들었어요.
파일코인은 프로토콜 랩스라는 곳이 만들었대요. 같은 곳에서 파일에 주소를 붙이는 방식도 따로 만들었는데, 그건 코인 없이도 쓰인다더라고요. 파일코인은 거기에 맡아 주는 대가를 붙인 거라고 했어요.
남편 말로는 자리를 내놓은 사람은 많은데 실제로 맡기는 사람이 그만큼인지는 늘 얘기가 나온대요. 큰 회사 클라우드보다 꺼내는 게 느리다는 말도 듣는대요.
그게 얼마나 큰 문제인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남는 저장 공간을 빌려주고 코인을 받는다는 것, 회사 한 곳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맡는다는 것, 맡은 쪽이 정해진 때마다 증명해야 한다는 것, 못 하면 걸어 둔 코인을 잃는다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코인 이름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이건 뭘 해 주고 받는 코인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