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아저씨가 골프 연습장에 다녀오셨어요. 주머니에서 골프공 하나를 꺼내 공에 찍힌 글씨를 엄지로 문지르시더라고요. 이 공 회사 주인이 휠라라더라고요. 타이틀리스트라는 골프공이래요. 골프 치는 사람들 사이에선 아주 유명하대요.
저는 휠라 하면 학생 때 신던 운동화만 떠올랐어요.
박예슬 휠라는 이탈리아 회사 아니에요?
아저씨 말로는 휠라는 원래 이탈리아 회사가 맞대요. 우리나라에는 그 회사의 지사가 있었는데, 오래전에 그 지사가 거꾸로 본사의 이름과 권리를 사들였대요. 그래서 지금은 우리나라 회사가 휠라의 주인이라던데요.
신미혜 프랜차이즈 가게 하던 점주가 장사를 잘해서 본사를 통째로 인수한 거예요.
앞에서 F&F는 미국 야구 이름을 빌려 쓴다고 들었잖아요. 휠라는 빌린 게 아니라 아예 사 버린 쪽이래요.
이 대목이 저는 제일 뜻밖이었어요.
휠라가 그 뒤로 미국 골프 회사를 다른 곳들과 같이 사들였대요. 그 회사가 타이틀리스트 골프공과 골프 장비를 만드는 데래요. 지금은 휠라 운동화보다 그 골프 회사가 버는 몫이 훨씬 크다고 들었어요.
박예슬 그럼 이름은 휠라인데 실제로는 골프 회사인 거예요?
아저씨도 웃으면서 그런 셈이래요. 그래서 이 회사 뉴스엔 미국 사람들이 골프를 얼마나 치는지가 같이 나온다던데요. 골프공은 치다 보면 잃어버리니까 계속 새로 사야 하는 물건이라서 꾸준하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휠라 운동화와 옷 쪽은 한때 크게 유행했다가 다시 조용해지기를 되풀이한대요. 옷은 유행을 많이 타잖아요. 그래서 이 회사는 흔들리는 옷 칸과 꾸준한 골프 칸을 같이 들고 있는 셈이래요.
어느 칸이 앞으로 더 무거울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휠라가 원래 이탈리아 회사였는데 우리 지사가 본사를 샀다는 것, 그 뒤 타이틀리스트 골프 회사를 들였다는 것, 지금은 골프 쪽 몫이 훨씬 크다는 것, 골프공은 계속 사야 해서 꾸준하다는 것, 옷 쪽은 유행을 탄다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상표를 보면 하나는 물어봐요. 이 이름 뒤에 또 무슨 회사가 붙어 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