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아들한테 들었다면서 이 얘기를 꺼냈어요. 이름이 같은데 아예 다른 게 있다더라고요.
저는 이름이 같으면 같은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래요.
박예슬 이름을 아무나 갖다 쓸 수 있다는 건가요?
신미혜 이름을 지키는 자리가 없는 거예요.
앞에서 코인이랑 토큰이 어떻게 갈리는지 알아봤잖아요. 남의 장부에 규칙 몇 줄을 적어 올리면 토큰이 하나 생긴다고요.
그러니 남이 쓰는 이름을 그대로 적어서 하나 더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던데요. 앞에서 코인 백서 얘기를 알아봤을 때도 봐 주는 데가 없다고 했잖아요. 이름도 마찬가지래요.
박예슬 그럼 이름만 보고는 못 가리는 거잖아요.
못 가린대요. 그래서 봐야 하는 건 이름이 아니라 그게 놓인 자리라고 하더라고요. 장부에서 그 토큰이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를 맞춰 봐야 한다고요.
들어보니 걸리는 자리가 몇 군데 있대요.
찾아서 나온 데를 그냥 눌렀을 때, 남이 보내 준 링크로 들어갔을 때, 그리고 내 지갑에 저절로 들어와 있는 걸 건드렸을 때요.
신미혜 시장에서 상표가 비슷한 걸 잘못 집어 오는 것과 같은 셈이죠.
마지막 게 저는 제일 놀랐어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지갑에 뭔가가 들어와 있을 수 있대요. 그걸 팔아 보려고 건드리는 순간 앞에서 알아본 그 창이 뜬다던데요. 지갑 연결하고 도장을 찍는 그 자리요.
이건 앞에서 알아본 것과 이어졌어요.
앞에서 메인넷 이전 얘기를 알아봤잖아요. 옮겨 가고 나면 옛 자리에 있던 표가 껍데기로 남아 돈다고요. 그것도 이름은 같으니까 모르고 집어 드는 일이 생긴다더라고요.
그래서 같은 이름이 여럿일 수 있다는 것부터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어요.
만든 쪽이 알리는 자리에서 그 자리 주소를 가져다가, 내가 보고 있는 것과 같은지 맞춰 본대요. 이름 말고 그 긴 자리를요.
앞에서 코인 지갑 이름 얘기를 알아봤잖아요. 이름은 편한데 그 이름이 어디를 가리키는지는 따로 봐야 한다고요. 여기서도 같은 얘기였어요.
다만 그렇게 해도 완전하진 않대요. 알리는 자리 자체를 흉내 내는 경우가 있다고요. 그건 저희가 밖에서 가리기 어렵대요.
이름이 같은데 다른 게 있다는 것, 토큰은 만들기가 쉬워서 이름을 지키는 자리가 없다는 것, 그래서 이름이 아니라 놓인 자리를 봐야 한다는 것, 지갑에 저절로 들어온 걸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옛것이 껍데기로 남기도 한다는 것.
저는 이제 이름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그게 어느 자리에 있는 거래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을 붙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