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코인 장부가 열려 있어서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걸 여러 번 알아봤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걸 어디서 보는지를 몰랐어요.
이웃 언니한테 물었더니 보는 자리가 따로 있다더라고요.
박예슬 장부를 통째로 다운받아야 하는 건 아니고요?
신미혜 대신 들여다봐 주는 화면이 있는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코인을 보내고 나면 긴 글자 한 줄을 받잖아요. 그걸 그 화면에 붙여 넣으면 그 거래가 뜬다던데요.
언제 적혔는지, 어느 자리에서 어느 자리로 갔는지, 자릿세가 얼마나 붙었는지, 그리고 줄이 몇 개나 쌓였는지가 나온대요.
박예슬 그럼 안 왔다고 할 때 그걸 보면 되는 거잖아요.
그 말이 맞대요. 앞에서 코인 입금 지연 얘기를 알아봤잖아요. 적힌 것과 굳은 것이 다르다고요. 적히긴 했는지를 여기서 확인한다던데요.
이건 좀 서늘했어요.
거래 글자 말고 받는 자리를 넣으면 그 자리로 오간 게 죽 나온대요. 앞에서 코인은 익명이 아니라 이름표만 없는 것이라고 알아봤잖아요. 그 말이 이 화면에서 눈으로 보이는 거였어요.
신미혜 이름표만 없지 장부는 펼쳐져 있는 셈이죠.
그래서 받을 때마다 자리를 바꾸라는 얘기가 나온 거라던데요. 앞에서 코인 입금 주소가 매번 바뀌는 이유를 알아봤잖아요. 여기서 그게 왜 그런지 확실해지더라고요.
이 대목은 물러서서 들었어요.
그 화면도 결국 누군가가 장부를 읽어서 보기 좋게 차려 놓은 것이래요. 앞에서 코인 시세 정보가 여러 곳을 모아 만든 숫자라는 걸 알아봤잖아요. 결이 그거랑 같다고요.
그러니 화면마다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그 화면이 멈추면 못 보는 것도 있다던데요. 다만 장부 자체는 그대로 있으니 다른 화면으로 가면 된다고 했어요.
장부를 대신 들여다봐 주는 화면이 있다는 것, 보낸 뒤 받은 긴 글자를 넣으면 그 거래가 뜬다는 것, 안 왔다고 할 때 적히긴 했는지를 여기서 본다는 것, 자리를 넣으면 그 자리로 오간 게 다 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 화면도 남이 차려 놓은 것이라는 것.
저는 이제 안 왔다는 말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그 긴 글자 한 번 넣어 보셨대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을 붙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