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하나가 자기 결제 내역을 세어보더니 화면을 엎어놓더라고. 아무 말도 안 했어.
나중에 물어보니 생각보다 많았대. 그런데 재밌게 봤냐고 하니까 그건 또 그렇다고 하더라. 아까운 거랑 재미없는 거는 다른 얘기더라고.
객잔에서 이 얘기를 여러 번 들었는데 신기하게 다들 비슷한 데서 걸려.
두 번째가 제일 아프대. 재미없는 걸 아는데도 손이 계속 눌러졌던 거잖아. 돈보다 그게 걸리는 거야.
이게 무협 구조랑 관계가 있어. 회차 끊는 자리가 정해져 있다고 내가 전에 말했잖아.
한 편이 끝나는 데가 늘 뭔가 벌어지기 직전이야. 그러니까 재미가 아니라 궁금함으로 넘기게 돼. 재미는 이미 떨어졌는데 마무리를 안 봐서 못 놓는 거지.
이걸 알고 나면 좀 달라져. 지금 재밌어서 누르는 건지, 안 끝나서 누르는 건지를 구분할 수 있거든. 나는 그것만 가려도 절반은 줄더라.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돈을 쓰는 게 잘못됐다는 얘기가 아니야.
무협 좋아하면 봐야지. 나도 봐. 다만 다 보고 나서 정산을 하니까 아까워지는 거야. 이미 끝난 걸 놓고 값을 매기면 그건 후회밖에 안 남아.
무림에서 표국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보면 이게 보여. 짐을 옮기기 전에 값을 정하고 조건을 적어. 끝나고 나서 흥정하는 법이 없어. 먼저 정해두면 나중에 억울할 일이 없거든.
내 방법이 정답은 아닌데 그냥 적어볼게. 별거 아니야.
첫째, 앉기 전에 어디까지 볼지 정한다. 편수든 시간이든 하나만. 둘째, 재미없어졌다 싶으면 그날 바로 접는다. 세 편 더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 그 세 편이 대개 문제거든. 셋째, 접은 걸 다시 잡을지는 며칠 두고 정한다. 그 자리에서 정하면 아까워서 계속 보게 돼.
셋째가 제일 잘 먹혀. 접은 작품 다시 잡는 법을 전에도 얘기했는데, 시간을 두면 그게 진짜 보고 싶었던 건지가 저절로 갈려.
그 손님한테 나는 이렇게 말했어. 재밌게 봤으면 그건 이미 받은 거라고.
밥값을 나중에 아까워하지는 않잖아. 배는 이미 불렀으니까. 이야기도 똑같아. 그때 재밌었던 건 취소가 안 돼. 아까운 건 재미없는 걸 알면서 넘긴 그 몇 편이지 전체가 아니야.
그러니까 세어볼 거면 전체를 세지 말고 그 몇 편만 세. 그러면 대개 별거 아니더라.
어디서 멈췄는지 말해봐. 다음 걸 고르는 건 그다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