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단 공사장에서 작은 장비가 흙을 퍼 나르고 있었어요. 지나가던 이웃 아저씨가 저게 밥캣이라면서 앞쪽 바가지를 가리키더라고요. 아저씨가 건설 일을 오래 했대요.
앞에서 건설기계 회사가 굴착기를 어디에 파는지 들었잖아요. 밥캣은 그보다 훨씬 작은 장비래요. 좁은 마당이나 화단, 농장에서 흙이나 짐을 옮기는 데 쓴다던데요.
박예슬 그 작은 장비가 왜 뉴스에 나와요?
아저씨 말로는 밥캣은 원래 미국 회사래요. 이런 작은 장비를 처음 만든 데로 유명하대요. 그걸 몇 해 전에 두산이 사서 식구로 들였대요. 그래서 이름이 두산밥캣이 된 거래요.
신미혜 동네 유명한 수제화 가게를 다른 동네 사람이 인수한 거예요. 간판은 그대로 두고 주인만 바뀐 셈이죠.
이 대목이 저는 제일 뜻밖이었어요.
두산밥캣은 우리 회사인데 장사는 대부분 미국에서 한대요. 미국은 마당 넓은 집이 많고, 집 짓고 정원 가꾸는 데 이런 작은 장비를 많이 쓴다던데요. 개인이 사서 쓰는 일도 있다고 들었어요.
박예슬 그럼 미국 사정이 안 좋으면 바로 흔들리겠네요?
그렇대요. 그래서 이 회사는 미국에 집이 얼마나 지어지는지, 이자가 어떤지를 같이 탄대요. 이자가 비싸면 집을 덜 짓고, 그러면 장비도 덜 나간다던데요. 미국이 다른 나라 물건에 붙이는 관세 얘기도 이 회사 뉴스에 같이 나온대요.
아저씨 말로는 두산 그룹 안에서 밥캣은 꾸준히 버는 칸이래요. 그래서 그룹이 회사를 이리저리 합치거나 나누려 할 때 늘 밥캣 이름이 같이 나온다고 들었어요. 그때마다 주주들 의견이 갈렸다는 얘기도 있었대요.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는 저희가 밖에서 가리기 어렵대요.
밥캣이 작은 건설 장비를 만든다는 것, 원래 미국 회사를 두산이 들였다는 것, 장사가 대부분 미국이라는 것, 그래서 미국 집 사정과 이자와 관세를 탄다는 것, 그룹 안에서 꾸준히 버는 칸이라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회사 이름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이 회사 손님은 어느 나라에 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