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찬장에서 시어머니가 노란 커피믹스 상자를 꺼내셨어요. 상자 옆면 작은 글씨를 짚으시면서 이 커피 회사가 미국 회사랑 반반이라더라고 하시더라고요. 라디오 경제 코너에서 들으셨대요.
맥심 커피믹스는 동서식품이 만든대요.
박예슬 반반이라는 게 무슨 말이에요?
남편이 찾아본 대로는 동서식품은 우리나라 동서라는 회사와 미국 큰 식품 회사가 반씩 나눠 가진 회사래요. 오래전에 두 회사가 같이 세웠다던데요. 미국 회사가 커피 만드는 이름과 기술을 대고, 우리 쪽이 여기 사정에 맞게 키웠다고 들었어요.
신미혜 이웃 두 집이 돈을 반씩 내서 가게를 차리고, 남는 것도 반씩 나누는 거예요.
이 대목이 저는 헷갈렸어요.
주식시장에 올라 있는 건 동서식품이 아니라 동서래요. 동서는 동서식품 몫을 반 들고 있는 회사고요. 그래서 동서가 버는 것 중 큰 부분이 동서식품이 벌어서 나눠 주는 몫이라던데요. 앞에서 SK스퀘어가 하이닉스 몫을 들고 있다고 들었잖아요. 그 결이래요.
박예슬 그럼 동서 뉴스는 결국 커피믹스 뉴스예요?
남편 말로는 거의 그렇대요. 동서도 자기 장사가 따로 있긴 한데, 커피믹스 쪽이 훨씬 무겁다고 들었어요.
또 하나 들은 건, 동서식품이 우리나라에서 커피믹스를 처음 만들어 낸 데래요. 커피, 설탕, 크림을 한 봉지에 담은 거요. 회사 사무실이나 공사장 어디서나 이 노란 봉지를 본다던데요.
그런데 요새는 원두를 내려 마시는 사람이 늘어서 커피믹스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도 듣는대요. 그래서 이 회사도 다른 커피 쪽을 늘린다고 들었어요. 원두를 거의 다 밖에서 사 오니까 원두 값과 환율도 탄다던데요.
그게 앞으로 어떨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동서식품이 우리 동서와 미국 식품 회사가 반씩 가진 회사라는 것, 주식시장엔 동서가 올라 있다는 것, 동서가 버는 큰 몫이 동서식품에서 온다는 것, 커피믹스를 처음 만든 데라는 것, 원두 커피가 늘면서 예전 같지 않다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회사 이름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주식시장에 올라 있는 건 진짜 그 회사래요, 몫을 든 회사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