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 안쪽에 걸려 있던 등을 창가 쪽으로 한 자쯤 옮겨 걸었어. 별 생각 없이 했어.
그다음 날부터 창가 자리가 먼저 차기 시작했어. 전에는 안쪽부터 찼는데.
무협 얘기는 안 붙일게. 내가 해보고 바뀐 것만 적을게.
처음엔 우연인 줄 알았어. 며칠 더 보니까 계속 그래.
그래서 저녁에 내가 손님 자리에 앉아봤어. 앉아보니까 알겠더라고. 등이 옮겨 가니까 안쪽이 어두워진 거야. 한 자밖에 안 옮겼는데 그쪽은 그만큼 그늘이 됐어.
손님들이 밝은 데로 간 게 아니야. 어두운 데를 피한 거지. 그게 다른 얘기더라.
이게 재밌어서 몇 가지 더 해봤어.
세 번째를 지금 쓰고 있어. 하나는 높게, 하나는 상 위로. 그러면 혼자 온 손님이 오래 앉아. 상 위가 밝으면 뭘 보거나 적을 수 있으니까.
이것도 해보고 알았어. 다 밝게 하면 오히려 안 앉아.
너무 밝으면 자기가 다 보인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 혼자 온 손님은 특히 그래. 그래서 지금은 구석 한 자리만 일부러 좀 어둡게 둬. 거기 앉는 손님이 따로 있어.
밀담 얘기를 전에 적었어. 안 들리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등도 비슷한 것 같아. 안 보이는 자리도 있어야 하더라.
정직하게 적어두면 기름값은 늘었어. 두 개를 나눠 거니까 당연하지.
그런데 오래 앉는 손님이 늘었어. 객잔에서 오래 앉는 손님이 제일 많이 시킨다는 얘기를 내가 자주 하잖아. 그게 실제로 맞았어. 기름값보다 더 남았어.
몇 달 세어보고 나서야 이 말을 하는 거야. 한 주 해보고는 알 수 없더라고.
이걸 적는 이유가 있어. 나는 내 자리에 앉아서 객잔을 봐. 카운터 쪽이야. 거기서 보면 안 보이는 게 많아.
그래서 손님이 말해주면 제일 정확해. 어디가 어둡다거나 어디가 춥다거나. 훈수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손님한테 배우는 게 제일 빠르더라고.
자리 어디가 편한지 말해줘. 등은 옮길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