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참치캔을 따면서 이건 어디서 잡은 거냐고 뒤를 들여다보더라고요. 먼바다라고 적혀 있었대요.
그 얘기를 하다가 알게 됐어요. 몇 달씩 바다에 나가 있다가 잡아 오는 회사가 따로 있다던데요.
박예슬 많이 잡으면 많이 버는 거 아닌가요? 바다는 넓잖아요.
신미혜 잡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는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바다는 넓어도 아무나 마음껏 잡으면 씨가 마르잖아요. 그래서 나라들이 모여서 누가 얼마나 잡을지를 나눠 정해 둔대요.
그러니 배를 더 띄운다고 더 잡는 게 아니라던데요. 정해진 만큼을 얼마나 잘 채우느냐의 얘기래요.
박예슬 그럼 배가 많으면 오히려 손해인 거잖아요.
그럴 수 있대요. 배는 아주 비싸고 기름도 많이 먹으니까요. 그래서 몇 척으로 그 몫을 채우느냐가 이 집들의 살림이라고 했어요.
이건 저도 처음 들었어요. 몇 달씩 나가 있으니 잡은 걸 그대로 둘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배 안에서 바로 얼린대요. 그 얼린 채로 실어 와서 넘긴다던데요. 그러니 이 배는 잡는 배이면서 작은 공장이기도 한 셈이라고요.
신미혜 밭에서 바로 다듬어 담아 오는 것과 같은 거예요.
여기가 앞에서 여러 번 본 자리였어요.
잡아 온 것은 우리끼리 값을 정하는 게 아니라 밖에서 매겨진다더라고요. 그래서 잘 잡아 와도 그해 사정에 따라 살림이 달라진대요.
앞에서 제련하는 회사가 값이 아니라 삯으로 번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여기는 그 삯도 없이 그대로 밖의 값을 맞는 자리라고 했어요.
마지막에 하나 더 들었어요. 잡아서 그대로 넘기기만 하면 그 흔들림을 그대로 맞잖아요.
그래서 잡은 걸 가공해서 캔으로 만들어 파는 쪽을 같이 하는 집이 있대요. 앞에서 식품 회사가 오래된 이름은 잘 안 바뀐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쪽으로 가면 그 자리를 얻는 거라고요. 동원산업이나 사조 같은 이름을 들었어요.
다만 바다 사정이 어떻게 될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그건 이웃 언니도 모른다고 했어요.
잡을 수 있는 양이 나라들끼리 정해져 있다는 것, 그래서 배가 많다고 더 잡는 게 아니라는 것, 배 안에서 바로 얼려 온다는 것, 값은 밖에서 매겨진다는 것, 그리고 캔으로 만드는 쪽을 같이 하는 집이 있다는 것.
어느 집이 나은지는 저도 몰라요. 다만 이제 이 얘기가 나오면 하나는 물어봐요. 잡아서 넘기는 쪽이래요, 만들어 파는 쪽이래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