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 아파트 공사 공지문이 붙어 있었어요. 업체가 작업을 마치면 입주자 대표 몇 명이 돌아보고 도장을 찍어야 공사비가 나간대요. 남편이 그걸 가리키며 디크레드라는 코인이 이렇다고 했어요. 뉴스에서 이름을 들은 코인이었어요.
박예슬 코인에 도장이 왜 필요해요?
남편 말로는 앞에서 작업증명과 지분증명이 다르다고 알아봤잖아요. 비트코인은 캐는 사람이 장부 칸을 만들면 그걸로 거의 정해진대요.
디크레드는 둘을 섞었대요. 캐는 사람이 칸을 만들면, 코인을 걸고 표를 사 둔 사람들 중에서 무작위로 몇 명을 뽑아 그 칸이 맞는지 한 번 더 승인하게 한대요. 승인이 안 나면 그 칸은 버려진다던데요.
신미혜 공사 업체가 일을 끝내도 대표들이 도장을 안 찍으면 공사비가 안 나가는 거예요. 일하는 쪽과 확인하는 쪽을 나눈 셈이죠.
그래서 캐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마음대로 하기 어렵다는 걸 내세운대요.
이 대목이 저는 제일 신기했어요.
디크레드는 새로 나오는 코인 일부를 공동 금고에 따로 모아 둔대요. 장부를 고치고 키우는 일에 쓸 돈이래요. 그 돈을 누구한테 얼마나 줄지도 표 가진 사람들이 투표로 정한다던데요.
박예슬 그럼 만든 사람들이 마음대로 못 쓰는 거예요?
남편 말로는 그게 이 코인이 생긴 까닭이래요. 앞에서 코인 재단이 어떻게 살림을 꾸리는지 들었잖아요. 디크레드는 살림 쓰는 걸 처음부터 장부 안 투표에 맡긴 쪽이래요. 앞에서 테조스도 투표로 규칙을 고친다고 들었는데, 디크레드는 돈 쓰는 것까지 표로 정한다는 게 다르다고 했어요.
또 하나 들은 건, 디크레드는 비트코인 쪽 일을 하던 사람들이 나와서 만들었대요. 비트코인이 규칙을 두고 다투다 갈라지는 걸 보고, 다툼을 표로 풀 수 있게 하려 했다고 들었어요.
그게 얼마나 잘 굴러가는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디크레드가 캐는 방식과 표 방식을 섞었다는 것, 캐는 사람이 만든 칸을 무작위로 뽑힌 표 가진 사람들이 승인한다는 것, 새 코인 일부를 공동 금고에 모은다는 것, 그 돈 쓰는 것도 투표로 정한다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코인 이름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여기선 누가 도장을 찍는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