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봉지를 뒤집어 성분표를 한참 읽으시다가 약품을 쓰냐고 물으신 손님이 계셨어요.
먼저 순서부터 말씀드릴게요. 카페인은 생두 상태에서 빼요. 볶은 다음이 아니고요.
물이나 다른 물질에 생두를 담가서 카페인을 녹여내는 방식이에요. 문제는 카페인만 골라 빠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향 성분도 같이 나와요.
디카페인이 맛이 덜하다는 말이 여기서 나와요. 카페인을 빼는 과정에서 다른 것도 같이 잃거든요.
봉지에 적혀 있는 경우가 있어서 알아두시면 좋아요.
물로 빼는 방식 — 생두를 물에 담가 성분을 녹인 다음, 카페인만 걸러내고 나머지를 다시 흡수시켜요. 약품을 안 써서 안심하시는 분이 많아요. 대신 값이 비싸요.
이산화탄소를 쓰는 방식 — 압력을 걸어 카페인만 붙잡아 빼내요. 향이 비교적 잘 남는 편이에요. 설비가 커서 대량으로 하는 곳에서 써요.
용매를 쓰는 방식 — 특정 물질로 카페인을 녹여내요. 제일 흔하고 값이 싸요. 마지막에 씻어내고 볶는 과정에서 날아가요.
이건 정확히 말씀드려야 할 부분이에요.
디카페인은 카페인이 없는 게 아니라 대부분 뺀 거예요. 아주 적은 양이 남아요. 그래서 여러 잔 드시면 그만큼은 들어오는 셈이죠.
밤에 한 잔 정도면 대개 괜찮은데, 아주 예민하신 분은 그것도 느끼세요. 저희 가게 손님 중에도 그런 분이 계세요.
예전 디카페인은 솔직히 아쉬웠어요. 저도 잘 안 권했고요.
지금은 꽤 달라졌어요. 물로 빼는 방식이 늘고, 애초에 좋은 생두로 만드는 곳이 많아졌거든요. 예전에는 안 팔리는 원두로 만드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게 맛없다는 인상을 만든 큰 이유였고요.
봉지 뒤를 한 번 보세요. 방식이 적혀 있으면 그건 좋은 신호예요.
굳이 안 적어도 되는 걸 적었다는 건 그만큼 신경 썼다는 뜻이거든요. 물이나 이산화탄소를 썼다고 적혀 있으면 대개 값이 조금 더 붙지만 맛도 그만큼 나아요.
그리고 로스팅 날짜는 일반 원두보다 더 중요해요. 향이 이미 한 번 깎인 상태라 시간이 지나면 훨씬 빨리 밋밋해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