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전 열람실에 노트북을 켜고 앉으셨다가 회의 시간에 맞춰 나가시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앞서 평일 오전이 가장 한산하다고 적은 적이 있는데, 그 말이 이제 안 맞습니다.
여쭤보면 대답이 비슷합니다.
집에서 안 됩니다. 소리가 나고, 다른 일이 눈에 들어오고, 하루 종일 같은 자리에 있게 된다고요. 카페는 오래 못 앉습니다. 앞서 카페에서 책 읽는 얘기를 적었는데, 일하시는 분들은 반대 말씀을 하십니다. 값도 매일 들고요. 여기는 조용하고 공짜입니다. 이 두 가지가 겹치는 데가 동네에 몇 군데 안 된다고 하시더군요.
뉴스에서도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봤다고 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이용 시간대가 몇 해 사이에 눈에 띄게 옮겨갔습니다.
예전에는 저녁과 주말에 몰렸죠. 지금은 평일 낮이 찹니다. 앞서 도서관 여는 시간이 줄어드는 사정을 적었는데, 그 판단의 근거였던 시간대 분포가 흔들리고 있는 셈입니다.
한쪽만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걸리는 대목이 있습니다.
조용한 자리가 줄어듭니다. 통화나 회의가 생기니까요. 앞서 화상 회의 얘기를 적었는데 그게 낮 시간대로 옮겨온 겁니다. 공부하러 오시던 분들과 부딪힙니다. 같은 자리를 놓고 쓰임이 다른 두 쪽이 만나죠. 전기와 자리 문제. 콘센트가 있는 자리부터 먼저 찹니다.
그래서 말해도 되는 공간을 따로 두거나 좌석을 나누는 관이 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변화를 좋게 봅니다.
그동안 도서관에 못 오던 사람들이거든요. 저녁에는 지치고 주말에는 다른 일이 있어 못 오시던 분들이 낮에 들어오는 겁니다. 앞서 문턱을 낮추면 들어오는 사람이 달라진다고 적었는데, 이번에는 문턱이 아니라 그쪽 시간이 바뀌어서 생긴 일이죠.
그리고 일하러 오셨다가 나가시면서 책을 빌려 가시는 분이 꽤 됩니다.
어떤 자리는 쓰임이 바뀌면서 오래 살아남는다.
그중 한 분이 요즘 점심시간에 서가를 도십니다.
앞서 목적 없이 서가를 걷는 시간을 적었는데, 그 십 분이 그분의 그 시간인 것 같더군요. 일하러 오셨다가 그걸 얻어 가시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