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창문도 거의 없는 큰 건물을 보고 묻더래요. 저렇게 큰데 사람이 몇이나 있겠느냐고요.
앞에서 데이터센터 뉴스에 왜 전기 회사 이름이 붙는지 알아봤잖아요. 그때는 전기 쪽만 봤는데, 그 건물 자체가 어떻게 버는지는 이번에 들었어요.
박예슬 그 건물 주인이 따로 있다는 건가요?
신미혜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세 들어 사는 건물인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회사들이 자기 기계를 둘 데가 필요한데, 건물을 직접 짓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자리를 만들어 두고 거기에 남의 기계를 들여놓게 해 준다던데요. 받는 건 차지한 자리와 쓰는 전기로 셈한대요.
박예슬 그럼 기계는 그 회사 것이고 건물만 빌리는 거잖아요.
그런 방식이 있고, 기계까지 빌려주는 방식도 따로 있다고 했어요. 앞에서 클라우드 마이닝 얘기를 알아봤잖아요. 남의 창고에 기계를 두는 그 결이랑 닿아 있더라고요.
여기가 이 업의 결이었어요.
건물이 넓은 게 다가 아니래요. 그 자리에 전기를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느냐가 정해져 있고, 그게 곧 그 건물이 받을 수 있는 기계의 수라던데요.
앞에서 전선 만드는 회사가 왜 뉴스에 나오는지, 변압기가 왜 나오는지 알아봤잖아요. 그 줄과 설비가 거기까지 와 있어야 한다고요. 그래서 자리를 잡을 때 전기부터 본다고 했어요.
신미혜 방이 넓어도 불을 못 켜면 소용없는 셈이죠.
이건 앞에서 여러 번 본 결이었어요.
기계를 통째로 옮기는 건 큰일이잖아요. 그래서 한 번 들어온 회사는 좀처럼 안 옮긴다던데요. 앞에서 미용 의료기기가 한 번 들어가면 잘 안 바뀐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여기는 옮기는 게 무서워서 안 바뀐다고요.
그러니 짓는 데는 크게 들지만 채우고 나면 오래 간다고 했어요. 앞에서 물류창고가 자리가 어디냐로 값이 갈린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여기도 자리 장사인데 전기가 붙은 자리라는 게 다르더라고요.
마지막에 하나 더 들었어요.
회사들이 자기 기계를 사서 두는 대신 빌려 쓰는 쪽으로 많이 옮겼대요. 그래서 이런 건물이 더 필요해졌다고요.
다만 어디에 얼마나 더 지을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그건 이웃 언니도 모른다고 했어요.
남의 기계를 들여놓게 해 주고 자리와 전기로 셈한다는 것, 건물 넓이보다 끌어올 수 있는 전기가 먼저라는 것, 한 번 들어오면 옮기기 어려워 오래 간다는 것, 그리고 빌려 쓰는 쪽이 늘면서 더 필요해졌다는 것.
어느 집이 나은지는 저도 몰라요. 다만 이제 창문 없는 큰 건물을 보면 하나는 생각해요. 저 안에는 남의 기계가 세 들어 있구나.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