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그냥 본 것만 적는 거야. 강호에선 어땠다는 얘기는 안 붙일게.
매일 같은 시간에 오는 손님이 셋 있어. 그 얘기야.
첫 번째는 문 열자마자 와. 늘 창가 쪽 두 번째 상이야.
두 번째는 그보다 반 시진쯤 늦게 와. 안쪽으로 들어가 앉아.
세 번째는 제일 늦게 와. 문 가까운 상에 앉아서 오래 안 있어.
셋이 서로를 알아. 들어오면서 고개를 끄덕여. 그런데 같은 상에 앉은 걸 나는 한 번도 못 봤어. 말을 섞는 것도 못 봤고.
이게 재밌는 대목이야. 말을 안 섞는데 신경은 써.
세 번째는 내가 두 번 봤어.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문을 닫고 자기 자리로 갔어.
비가 오던 날이야. 세 번째 손님이 우산이 없었어.
나가려고 문 앞에 서 있으니까 첫 번째 손님이 자기 우산을 상 위에 올려놨어. 그러고는 안 쳐다봤어. 세 번째 손님이 그걸 들고 나갔고.
다음 날 우산이 첫 번째 손님 상 위에 놓여 있었어. 둘이 한마디도 안 했어. 나는 그걸 보고 한참 서 있었지.
친구라고 하기엔 말을 안 섞고, 남이라고 하기엔 우산을 빌려주잖아.
물어본 적은 없어. 물어보면 그 사이가 깨질 것 같아서. 이름도 몰라. 셋 다 몰라. 여기서는 그걸 안 물어보거든.
강호 얘기를 안 붙이려고 했는데 한 줄만 붙일게. 객잔이 원래 이런 사이가 있던 자리였던 것 같아. 이름을 몰라도 되는 사이.
첫 번째가 창가에 앉고, 두 번째가 안쪽에 앉고, 세 번째가 문 가까이 앉았어.
셋 다 아무 말도 안 했어. 나도 아무 말 안 했고. 그런데 그 한 시진 동안 객잔이 꽉 찬 것 같았어. 손님은 셋뿐이었는데.
말 안 섞어도 돼. 매일 오는 것만으로 아는 사이가 되긴 해. 나는 그거 여러 번 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