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 학생 손님들이 요즘 들떠 있어. 대학 축제래. 가을이 축제 철이라 학교마다 무대를 세우고 공연을 한대. 뉴스에서도 대학가 축제 소식이 나왔다더라.
한 학생 손님은 사흘 내내 갔대. 목이 쉬었어. 다른 학생은 동아리 부스를 지키느라 공연은 하나도 못 봤대.
재밌는 건 축제 다녀온 학생이 공연 얘기보다 먹은 얘기를 더 했다는 거야.
친구들이랑 줄 서서 사 먹은 꼬치, 부스에서 산 이상한 음료, 밤늦게 먹은 컵라면. 공연은 한 줄이었는데 꼬치 얘기는 끝이 없었어. 다들 웃었지. 단풍 구경 얘기할 때 손님들이 꼭대기보다 내려오는 길 얘기를 더 한다고 했는데, 축제도 그런가 봐. 무대보다 그 옆이 남아.
그 얘기 들으면서 무협이 떠올랐어. 무림대회 얘기를 전에 적었어. 다 모아놓고 겨루는 자리가 왜 필요했냐고.
생각해보면 무림대회도 원래 잔치야. 겨루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강호 사람들이 다 모여서 먹고 마시고 떠들어. 무대 옆엔 노점이 서고, 구경꾼이 몰리고, 설서인이 소문을 퍼뜨려. 구경꾼 얘기도 했었지. 싸움 난 자리에서 뭘 해야 하는지는 강호도 몰랐다고.
그러니까 무림대회는 강호의 축제야. 무대 위에선 칼이 오가고, 무대 아래선 꼬치가 팔리는.
그리고 무림대회가 끝난 밤엔 근처 객잔이 제일 바빠. 이긴 쪽은 축하하러, 진 쪽은 술로 달래러 몰려오거든. 축제 끝나고 학생 손님들이 우리 객잔에 몰려온 것도 딱 그 모습이었어.
동아리 부스를 지키느라 공연을 못 봤다는 학생이 좀 아쉬워했어. 근데 다른 학생이 그러더라. 부스 지킨 사람이 축제를 제일 잘 안대. 누가 오고 누가 가는지 다 봤으니까.
나는 그 말이 좋았어. 객잔도 그래. 무림대회 무대엔 못 올라가도, 객잔 주인은 그 축제를 다 지켜보는 자리야.
축제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 하나 들려줘. 공연이든 먹은 거든 다 좋아.